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교류한다 ● 김동현은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과 그것들이 서로 교류한다는 사실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저마다 다른 에너지를 가지고 있고 그 에너지들은 우리가 느끼던 느끼지 못하던 그것에 상관없이 상호 간에 작용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작업에 대한 이야기는 깊은 철학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과학과 종교학에서도 다른 목소리지만 모두 같은 사실을 말하고 있다. 작가는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이 이야기들을 ‘monster’라는 캐릭터들을 창조해내 재미있게 표현해 내고 있다. ● 작가의 작업주제는 ‘monster park’이다. 그 주제처럼 그림 속에는 그가 탄생시킨 다양한 종류의 ‘monster’들이 유기적인 형태와 역동적인 색감을 가지고 하나의 공간을 만들고 있다. 공간안의 ‘monster''들은 누구나 접해봤고 쉽게 볼 수 있는 달걀, 용, 원숭이, 악어, 새 등 다양한 모티브들을 응용해서 캐릭터를 창조해낸다. 이는 작가의 재해석으로 그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던 신기한 형상으로 재탄생하여 각자의 캐릭터를 갖게 된다.
김동현_b-47호-나는 사색할수 있으며, 나는 금식할 수 있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70cm_2008
그것들은 그림 속에서 서로 얽히고설키어 역동적인 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는데 유기적인 선과 생동감 있는 형태, 원색적인 색감으로 인해 살아 움직이는 것 이상의 강렬한 에너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작가는 예쁘고 귀여운 형광의 아크릴물감과 반짝이 풀들을 이용해 그 강렬함을 더하는데 이는 ‘monster’들이 폭력적인 형상을 띄고 있으면서도 유쾌하고 재미있게 다가오는 것과 같이 역설적인 느낌을 준다. 또한 음영과 질감의 표현은 절제하고 형태와 색감, 문양 등으로 설명을 하는데 이는 명암, 원근, 채색법을 무시하고 깊이, 공간의 전통적인 표현을 배제하여 화면이 평면으로 되는 큐비즘을 연상시키고 강렬한 색감과 재미있는 기법적인 표현은 마치 팝아트 같다. ● 경쾌하고 독창적으로, 여백 없이 가득 표현된 그림은 시각적으로는 가벼운 느낌을 주지만 그 안에 담겨진 의미는 깊고 진중하다. 간단히 말하자면 모든 만물들은 고유한 파동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파동들은 끊임없이 작용하고 서로 간에 영향을 미쳐 하나의 현상 즉, 현재의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이다.
김동현_look at that bird that''s beautiful~!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0×100cm_2008
그 무엇도 그 어떤 현상도 독립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작가는 이러한 현상을 폭력성을 예로 들어 설명하는데 사람은 어떤 방법으로든 자신이 학습했던 폭력성을 다른 이에게 가하게 되고 이는 또 다른 이에게 학습되고 전이되어 끊임없는 에너지의 교류가 이루어는 것이다.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재미있는 그림 속에 이러한 현상에 대한 이야기가 그림마다 그 나름의 의미를 가지고 깊이 있게 담고 있다. ● 영화 ‘매트릭스’가 종교적, 철학적, 과학적 이론을 배경으로 해 관람자로 하여금 단순히 줄거리를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안에 내포되어 있는 이중적인 의미를 파헤치는데 즐거움을 줬던 것처럼 김동현의 그림 역시 일차적인 시각적 감성에 더해 그 이상의 것을 담고 있다. 오랜 시간 깊이 있게 정립해온 그의 생각들을 어렵지 않게, 은유적으로 그림으로 그려내고 있는데 한 줄의 제목에 담긴 함축적인 의미들을 참고해 해석해 나가는 것은 숨겨져 있는 의미를 발견해 나가는 희열을 느끼게 한다. 이에 더해 각 그림마다 어디엔가 숨어 있는 이름이 아주 긴 악마 캐릭터를 발견함으로써 작가만의 유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김동현_the nutcracker-march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30cm_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