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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 복이와요! MAUM 展
미술 마감

2003-09-26 ~ 2001-10-22


전시행사 홈페이지
www.maumimaume.com/
웃으면 복이와요! 이 기 섭 M A U M 展 笑里引笑 [소리인소] 웃음이 웃음을 낳는다. 한 사람이 웃으면 모두 이끌려 웃는다. 여러 웃음이 있다. 의심스러운 비웃음으로 시작하여, 불만족스러운 쓴웃음, 망연자실한 허탈웃음, 잔잔한 애정을 표현하는 따스한 미소, 깨달음의 미소, 감동의 웃음, 웃고 나면 공허하지만 그래도 그 순간만큼은 모든 것을 잊고 배꼽 빠지게 깔깔거리는 박장대소, 정말 반갑거나 행복하여 달려와 와락 안길 것 같은 함박웃음 등... 갖가지 웃음들을 떠올려보면 울음은 불행, 웃음은 행복이라는 상투적인 이분법이 무색해진다. 결국 웃음이나 울음이나 그 표정에 의해 마음이 결정된다기보다는 마음상태에 따라 각기 다른 내용으로 읽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동양에서는 인간의 마음상태를 일곱가지로 구분하여 喜怒哀懼愛惡慾(희노애구애오욕)으로 보고 있으나 喜怒哀樂(희노애락)으로 단순화하는 것이 더 일반적이다. 반면 서구에서 인간의 기본감정(basic emotions)은 기쁨, 고통, 분노, 공포, 놀람, 협오라는 6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아마도 마음마저도 이성의 경향으로 파악하려는 서구의 생각들이 이런 도식을 만들어내었던 것 같다. 반면 동양의 경우는 보편적이고 본유적인 인간의 감정상태를 고찰하였다기보다는 각자가 갖게 되는 주관적 기분(氣分)에 더 많은 관심이 있었다. 결국 동양에서는 객관적 환경들도 주관적 마음상태에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는 다소 엉뚱한 생각을 가능케 하였다. 이 엉뚱함이 "웃으면 복이 와요"라는 기대를 만들었던 것 같다. 밝게 웃는 표정의 소유자를 만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물론 표정만 밝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마음 속에 진정 웃을 수 있는 너그러움과 세상에 대한 포용력을 갖고 있어야 웃는 표정도 진솔하게 느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기섭의 「마우미마음이」(www.maumimaume.com)는 유쾌한 밝은 이미지 표현만이 아닌 세상에 대한 통찰을 시도하는 살아있는 캐릭터 작업이다. 특히 그가 1999년에 웹에서 시도했던 「Kinetic typography」(www.img-lab.com)의 연장선으로 본다면 그리 단순하지 않은 사고의 깊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기섭이 몇해전부터 관심을 가져왔던 선철학禪哲學의 여러 상황설정들이 「마우미마음이」에 들어왔다. 너무나 평범한 일상같기도 하고 때로는 선문선답같기도한 삶의 문제들이 밝은 색채의 이미지들과 어울려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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