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포그라피 공간 히읗 10월 기획전
새 한글꼴로 세상과 대화하기 展
일 년에 한 번 어김없이 한글을 기리는 날이 찾아온다. 한글이 없었다면 한글디자이너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거나 다른 직업을 가기고 살아갔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글은 한글디자이너에게
존재 이유라고 볼 수 있다. 한글날을 기리는 한글디자이너가 새 한글 글자꼴 전시를 마련했다.
전시 < 새 한글꼴로 세상과 대화하기> 는 2005년에 보여주었던 < 한글꼴이 걸어 나오다> 와 같은
맥락에서 기획되었다. < 한글꼴이 걸어 나오다> 전시는 디자이너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더 좋은
글자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보여주고 또한 한글 글자꼴 자체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 새 한글꼴로 세상과 대화하기> 는 이 두 가지 목적에 몇 가지 의미를 더하려고 한다.
한글 글자꼴은 한글폰트를 요구하는 기업과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서 디자인 방향이 결정된다.
시장경제에 맡겨진 한글 글자꼴은 획일적인 방식과 방향으로 제작되고 있으며, 글자꼴에서
디자이너의 숨결을 느끼기 힘들다. 이 전시는 한글디자이너의 생각과 의도를 글자꼴에 담는 시도다.
이러한 전시가 과연 필요할까? 질문할 수도 있지만, 경제 논리에만 맞춰져 있는 곳에는 많이 있고
없는 곳에는 계속 없다. 이 전시를 통해서 한글 글자꼴이 필요한 곳은 많고 그 곳에 쓰일 적합한
글자꼴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것이 한글날을 맞이하는 한글디자이너의 몫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시는 한글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디자이너와 디자인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 함께한다.
이러한 유대를 통해서 한글 글자꼴이 진행되어야 할 방향을 함께 설정하고 공유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참여 디자이너들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던 한글 글자꼴을 보여준다는 것을 약속하고
그 다음은 글자꼴의 성격에 맞게 디자이너가 모든 것을 정했다.
마지막으로 이 전시에서 보여 질 새 한글 글자꼴을 세상 사람들과 함께 쓸 수 있는 날을 기대한다.
이용제
계원디자인예술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