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M ART (아이엠아트)에서는 12월 17일부터 1월 30일까지 김지현, 김소연, 공시네, 노준구, 박주영, 장유정, 차영석, 현아로 구성된 그룹전 “영혼은 낙타의 속도로 움직인다” 展 을 개최한다.
현 사회의 구조적이고 형식적인 시간대에 따라 우리 대부분은 엄격한 일상적 시간표와 그에 따르는 일정한 요구에 따라 움직인다. 이 사회적 시간대는 한 개인에게 나이나 직업적 연륜을 주기도 하지만, 각 개인의 정서적 시간대와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 사실 대부분의 “우리”는 공적이고 사회적이며 관계적인 모습을 떠났을 때 지극히 성장하지 않은 사적 자신, 즉 미숙하거나 상처받은 자아와 마주하게 된다. 한껏 짐을 지고 힘겹게 사막을 건너는 낙타의 모습에서 착용된 "영혼은 낙타의 속도로 움직인다"라는 오래된 아라비아 속담은 이러한 관점에서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모든 개인들의 숙제를 은유한다. 이번 전시는 회화, 드로잉, 사진이라는 각 작가만의 매체와 접근법으로 주제에 대한 세부적이고 포괄적인 스토리를 보여줄 예정이다.
공시네는 공시네 작가의 작품과 그 제목은 언어적 유희를 통해 지난날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는 작가의 긍정적인 메시지가 담겨있다. 바로 오늘 그 지난날을 끄집어내어 인간의 끊임없는 내적 갈등이 자연적 사물들을 통해 치유 받는 방식을 보여준다. 김지현은 연인의 친절, 친구의 배려, 가족이라는 울타리 같은 것들. 어느 순간 그것들이 나만의 착각이었다거나, 존재하지 않았었거나, 잔인하게 변해버린다면? 이라는 사적이나 공적인 관점에서 시작된다. 이로써 변화된 현실과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한 영혼들을 기록해본다.
김소연의 드로잉은 "스토리"적이며 동시에 "스토리"적이지 않다. 오직 다양한 범주의 감정, 상황들이 누진적으로 존재하며 순간순간 감각적으로 반응하며 어떤 추측과 결론도 제시하지 않은 채 수수께끼적 상상력 가지고 개인적 테마를 드러낸다. 노준구는 일상적 풍경에서 시작한다. 남녀의 일상적 모습, 아주 평범하고 일상적인 행위들을 묘사하며 그 안에서 남녀의 보편적인 특성들을 드러내는 것에 관심과 사랑을 하나로 이미지화하고 있다. 박주영은 일련의 경험들이 사건의 기록으로. 어떤 일들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보고자 한다. 서고를 뒤적이는 마음으로 자신의 기록물들을 찾아보면서 한때 절실했던 것들을 다시 생각해본다. 차영석은 개인적인 취향에서 출발한 사적인 수집물들의 모습에서 조악하고 엉뚱한 미감(-감촉성)을 발견하고, 그 모습 속에 투영된 개인적 욕구와 사회적 현상에 따라 변화하는 한국적 소재의 정물화를 그린다.
장유정의 사진은 어느 부분이 진짜이고 어느 부분이 가짜인지를 판가름하기 보다는 실재와 가상현실의 모호한 경계를 삶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과정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현아는 사진매체를 통해 이미지의 진실과 현실이라는 이항대립적 논리구조의 차이점을 강조하기보다는 피상적으로 규정된 경계를 넘어 이중의 의미가 공존할 수 있음에 관한 가능성과 한계에 대한 질문에 집중한다.
I M ART (아이엠아트)는 이번 전시를 통해 사적 자신과의 용감하고 진실한 고찰의 계기를 제공하고자 한다. 기계적이고 물리적인 시간대로 숨가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각 개인의 영혼적 시간대와 그 속도를 가늠해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