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가구디자이너를 비롯하여 인테리어 디자이너, 백골제작 기능전승자, 금속디자이너, 판화, 교육자, 성우, 기자 등의 다양한 전공자들이 모였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가구디자인이 아닌, 각자의 기본기에 충실한 ‘이방인’의 관점에서 가구를 재해석하였다.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제시한 가구디자인은 하나의 개체가 아닌, 커다란 입체감을 선사하며 공간과 사물의 어울림을 충족시킨다. 수동적인 가구의 모습이 아닌, 건축물의 영역으로까지 확장된다. 금속디자이너의 섬세한 손놀림은 그 디테일을 극대화시킨다. 백골제작 기능전승자의 사방탁자는 견고한 짜임으로 장인의 숨결을 담고 있다. 판화 전공자의 조각기법이 들어간 벽걸이 수납장은 한 폭의 그림을 보여주는 듯 하다. 가구디자이너의 작품 또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각양각색의 시도를 보여준다.
이처럼 A에서 Z까지, 21인 각자가 가진 다양한 특징을 ‘가구’라는 공통분모에 고스란히 담아내는 전시를 기획한다. 이들에게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은 홍익대학교 대학원 가구디자인학과에 소속되어있다는 것 뿐. 각각의 알파벳과 같이 다양한 관점을 제시한다는 의미를 가진 ‘A to Z’전을 통해, 가구의 영역은 한정되어 있지 않고, 접근하는 방법과 과정 또한 제한되어있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또한, 관람객 스스로가 생각하는 ‘가구’의 의미를 구체화 시켜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여,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그들만의 개성을 담은 가구를 소개하는 전시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