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에서 소리난다
미술
마감
2004-01-03 ~ 2004-01-30
2004 창작그림책 원화전 - 어떻게 볼 것인가? 창작 그림책이 서점과 도서관에 진열 되어있는데 별도의 전시장에서 그림책 원화를 전시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일본의 그림책작가 가와바타 마코토(川端誠)씨가 원화전문점에 보낸 메시지인용을 통해 그 의미를 새겨 볼 수 있다.
"그림책의 원화와 그림책의 관계는, 콩과 두부의 관계를 닮았습니다. 원화를 원료로 해서 그림책이 만들어지니까, 그림책이 완성된 후의 원화는 콩비지인 셈입니다. 두부도 맛이 있는 음식이지만, 콩비지도 잘 요리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원화를 즐기기 위해서는 비지에 맛 낼 마음으로 원화를 액자에 넣어서 전시하는 것입니다.-중략- 여러분이 사시는 동네에 올 때는 꼭 비지 맛을 보십시오. 반드시 즐기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림책Journal PeeBoo 25號('96.12발행)(부크론출판,도쿄)에 게재된 문장- 이 글은 그림책과 원화의 관계를 재미있게 알기 쉽게 비유한 글이다. 그러니 두부(그림책)와 비지(원화)의 맛을 비교하시면 재미있을 듯 하다. 그림책원화전 ’그림책에서 소리난다’는 맛좋은 비지와 함께 여러 가지 다양한 반찬이나 후식까지 겸비한 잔치상이다. 우리내 삶이 생활과 미술사이에 간극이 생긴이래 일 따로 놀이 따로, 미술 따로 음악 따로, 따로 노는 방식에 너무 익숙해져가고 있습니다만 문화와 예술은 생활속에, 삶속에 녹아있는 그 자체이다. 전시제목을 '그림책에서 소리가 난다'로 결정하게 된 배경은 이러한 생활의 간극과 장르간의 간극을 줄이고 함께 어우러지는 전시문화 혹은 관람문화의 진정성을 찾아보고자 한 것. 관람객에게 조금 더 다가가려는 마음과 일반적인 전시문화풍토를 다르게 보고자 했다. 공간 연출은 (디자인너 이명주) 작가별 독자적인 부스를 마련하여 각각의 그림책이 가지고 있는 특성과 이야기 전개 과정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도록 하되 하나의 테마 즉, ‘그림책에서 소리난다'라는 큰 마당에 어우러지게 하였다. 특히 각각의 부스마다 작가가 어린이에게 주는 친필 메세지는 그 작가의 그림을 감상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이번 전시를 더욱 빛내줄 두 개의 특별한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하나는 6개의 그림책을 영상에 담고 각각의 이미지를 피아노선율에 담아 노래와 함께 공연하는 ‘영상과 음악으로 보고 듣는 그림책’ 이다. ‘노란우산'의 작곡가 신동일과 고영신, 김정은이 참여하여 그림책그림을 음악으로 재창조하여 연주하고 노래한다. 또 하나는 ‘내가 만든 빈그림책’. 책(冊)은 ‘종이를 실로 엮는 것'을 의미한다. 말 그대로 누구든지 자기만의 책을 손수 만들어 간작할 수 있는 프로 그램이다. 아트북 작가 김수미외 2명의 작가가 지도하며 다양한 종이가 제공되며 제본에 필요한 공구들을 제공한다. 자전거를 한번 배우면 잊지 않는 것처럼 책을 만드는 기술을 익혀두면 언제나 손수 책을 만들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