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YING
정국택은 ‘사람’을 만든다. Ctrl+C+V 키를 눌러 무한 반복으로 생성된 것 마냥 동일한 인물들은 전시장 곳곳을 경쾌한 움직임으로 가득 메운다.
공통적으로 원통형의 머리와 몸, 반구형의 무릎과 엉덩이, 목에는 날리는 넥타이와 손에 든 묵직한 서류가방으로 표현되어있다.
개성을 지닌 인물이라기보다 익명화된 현대인을 상징하는 일종의 기호라고 볼 수 있겠다.
그들은 얼굴 표정 대신 다양한 몸짓으로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그가 주로 사용하는 스테인리스 스틸은 재료의 상징성으로 현대인의 인공적인 현실을 효과적으로 구현한다.
금속 재료를 다루는 깔끔한 손맛과 작품 전반을 아우르는 구성력, 즉 손의 기능으로 유발되는 ' 기술적 재능' 과 더불어 작품을 이끌어 가는 내러티브와 위트의 감각은 정국택 작가만의 특징이 된다.
기존의 전시에서는 금속이라는 고유의 재료가 가지는 무채색이 특징이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뜀박질을 하고 있는 인물들의 발 아래 저마다의 의미를 지닌 톡톡 튀는 컬러 덩어리가 등장한다.
이는 현대인들이 반복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하루를 의미한다.
일상을 벗어나고픈 응집된 욕망이며, 역설적으로는 그들의 바람과 희망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국택의 ‘사람’들은 그 일상에서의 탈출을 꿈꾼다.
그렇다고 온전히 벗어나서는 살 수 없는 다시 돌아가야만 하는 그들의 세계인 것이다.
그 모습은 동화적이고 우화적이어서 감상자에게 친숙함과 즐거움을 가져다주지만, 현실세계를 풍자적으로 서술하는 형식으로 시대적 상황을 역설적으로 나타낸다.
정국택 개인전 < Flying> 에서 작가는 복잡한 사회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갤러리로얄 공간의 특성을 적극 이용하여 보여준다.
자유로운 비상은 해방을 의미한다.
항상 긴장을 요구하는 우리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은힘들지만, 현대인은 일상적 삶의 테두리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자유로워지고 싶어 한다.
갤러리로얄에서 진행되는 정국택 개인전을 통해 현대인의 잃어버린 자아를 발견하는 한편, 자신을 되돌아보며 언제나 자유를 꿈꾸는 우리들의 모습을 작품 속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