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 퍼니처 서랍 展
●일시: 2012년 4월 4일(수) ~ 4월 10일(화)
●장소: 인사동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kcdf 갤러리
서울 종로구 인사동 11길 8 (02-398-7900 / www.kcdf.kr)
●참여작가: 고영규, 김명호, 김선아, 박연규, 안형재, 이경원
서랍, 추억의 타임캡슐
우리네 삶의 흔적은 저마다 나이테처럼 모두 다르다.
추억 또한 그렇다.
불현듯 망각의 창고 속에 꼭꼭 숨어있던
소중한 기억과 마주칠 때가 있다.
누군가는 향기로운 마들렌 냄새를 통해,
또 누군가는 구수한 청국장 냄새를 통해 지나간 세월과 마주한다.
과거의 기억을 오늘의 일상 속으로 불러 오는 마법 같은 힘은
음식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살아 온 삶의 흔적은
가끔씩 사소한 사물과의 만남을 통해 되살아나기도 한다.
서랍이야말로 추억의 타임캡슐 같은 공간이다.
서랍은 우리네 삶의 흔적이 차곡차곡 담겨 있는 공간이다.
우연히 서랍 속에서 발견한 오래된 네잎 클로버를 보며,
언제 찍었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낡은 증명사진을 보며,
우리는 우리의 지난 삶을 추억한다.
때로는 굳게 잠긴 서랍을 보면
누군가의 비밀이 감춰져 있는 것 같다.
몇 번의 망설임 끝에 버리지 못한
추억의 조각들이 서랍 속에서 기나긴 겨울잠을 자기도 한다.
이제는 떠나버린 사람과의 추억이 서랍 속에서
저마다의 역사를 품은 채 굳게 잠겨 있을 때도 있다.
서랍은 우리의 추억이 고스란히 보관된 보물창고이다.
굳게 잠긴 서랍이 열리는 순간
나만의 소중한 비밀과 당신과의 애잔한 추억이
세상 밖으로 새로운 여행을 떠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