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FV(MMCA Film and Video) ' 생각하는 영화 ' < 삶의 미스터리_數>
2014국제현대미술특별기획전 < 매트릭스: 수학_순수에의 동경과 심연> 특별상영프로그램
MMCA FILM& VIDEO는 < 매트릭스: 수학_순수에의 동경과 심연> 전시의 특별상영작이자 ‘생각하는 영화’ 섹션의 한 프로그램으로써 불가사의한 수학적 원리에 지배되는 세계의 순환구조를 영화적 형식으로 옮기거나(업스트림 컬러) 양자역학적 가능세계론이 작은 실험의 우연한 결과로 진행되는 영화(프라이머)를 상영한다.
기 간 2014년 8월 13일~ 9월 20일
장 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영화관
주 최 국립현대미술관
관 람 무료(당일 미술관 관람권 소지자에 한하여 선착순 입장)
상영시간 수요일↔일요일
- 8월 13일 수요일 PM7:00 Upstream Color
- 9월 16일 토요일 PM7:00 Primer
- 9월 10일 수요일 PM7:00 Upstream Color
- 9월 13일 토요일 PM7:00 Primer
- 9월 17일 수요일 PM7:00 Primer
- 9월 20일 토요일 PM7:00 Upstream Color
《Shane Carruth의 이상한 공식》
쉐인 카루스 감독의 두 편의 저예산 Sci-Fi 영화, < 업스트림 컬러> 와 < 프라이머> 는 Sci-Fi영화 장르의 가능한 범주들(스페이스오페라, 모험, 재난, 스릴러, 공포)을 벗어난다. < 업스트림 컬러> 는 얼핏 로맨틱스릴러의 내러티브 전개방식을 따르는 듯 보이지만 전혀 로맨틱하지 않고 스릴을 느끼게 하지도 않는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유기체로부터 시작되는 모든 사건의 원인을 관객들이 이해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난해한 영화로 보일 수도 있다. 반면 < 프라이머> 는 실리콘벨리의 연구원같은 인물들이 새로운 장치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과정을 다룬 딱딱한 다큐멘터리와 같은 이야기이지만 조각난 시간차 게임에 인물의 속된 욕망이 끼어들면서 심리적 스릴을 느끼게 한다.
< 업스트림 컬러> 는 어찌 보면 컴퓨터 데이터를 변형시키는 바이러스처럼 인물의 기억을 지우고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과정의 이야기처럼 보일 수도 있다. 인물들의 개인사로부터 파생하는 무의식의 그림이 아니다. 정체불명의 유기체에 숙주가 된 인물들의 고통과 그들의 고통을 제거해주는 대가로 무소불위의 권능을 얻으려는 또 다른 존재가 숨어 있는 세계이다. 보이지 않는 망으로 연결된 이 이상한 순환구조는 정치/사회적 맥락을 은유하는 알레고리처럼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구조가 알레고리처럼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해석할 수 없는 ‘어떤 것’으로 물화시킨다는 점이 < 업스트림 컬러> 의 흥미로운 부분이다. 이런 점은 무의식 세계를 장악하는 비논리의 공식을 궁극의 논리적 세계로 뒤바꾸어 놓는 데이비드 린치의 영화와 흡사하기도 하다.
< 프라이머> 의 두 주인공 애런과 에이브는 양자역학이나 열역학과 관계없이 과거시간으로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영화 속에서 말한다. 이들의 실험 과정엔 액체헬륨을 가동 중에 냉각시킨다거나 플라티나 촉매변환장치, 아르곤 박스와 같은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온갖 물질들이 동원된다. 과거로 돌아가 자기 자신을 만난다면 애런과 에이브가 목격한 자신이란 그들의 복제인간인 셈이 된다. 이들이 평행우주로 통하는 시간의 다리를 발견한 것이라면 영화 속 인물들의 믿음과 상관없이 분명 양자역학적 세계에서나 가능한 일들이다. 아인슈타인-로젠의 다리를 건너 블랙홀을 통과했을 경우에나 가능한 일이다. < 프라이머> 가 과학적 프로세스를 차용한 하드보일드한 Sci-Fi영화로 반전의 재미를 준다면 < 업스트림 컬러> 는 정체불명의 유기체(수학공식)에 지배된 특수한 생물학적 순환계를 재현한다. 첫 작품 < 프라이머> 로 주목받은 이후 9년만의 신작인 < 업스트림 컬러> 는 자칫 인물의 행동성에 과도한 상징을 부여하는 개념의 덧에 빠질 수 있는 위험에 빠지지 않음으로써 모든 사건이 결과론적인 상황의 연속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원인을 설명하지 않는 단순명료한 수학공식이 밑그림이 된 것처럼 보이는 이 영화 속 주인공들은 매개를 이용한 존재의 교접을 실행하는 자를 처리하는 것으로 고단한 여정의 끝을 맺는다. < 업스트림 컬러> 의 마지막 문구 ‘당신은 당신 이야기의 형상을 만들 수 있지만, 색은 꽃을 피울 수 있다’처럼, < 프라이머> 와 < 업스트림 컬러> 는 알레고리가 곧 철학적 사유를 끌어낼 수 있는 장치가 되는 영화의 한 예를 보여준다.
《감독소개》
Shane Carruth
1972년 생. 미국 독립영화 작가이자 감독, 배우이다. 수학을 전공하고 소프트웨어 개발 엔지니어로 일하기도 했다. 2004년에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저예산 Sci-Fi영화 < 프라이머Primer> 로 선댄스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았다. 2013년에 만든 두 번째 장편 < 업스트림 칼라Upstream Color> 역시 그가 각본, 연출, 주연을 맡은 기이한 Sci-Fi영화로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은 그의 영화를 데이비드 린치와 제임스 카메룬이 만난 사생아와 같다고 표현했다.
《상영작 소개》
업스트림 컬러 Upstream Color / 미국 / 2013 / 96분
< 프라이머> 로 평단의 관심을 받았던 쉐인 카루스가 각본, 연출, 주연, 사운드까지 담당하며 완성한 독립 Sci-Fi 영화. 최면에 빠지게 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생물이 인간의 몸에 들어가 타인의 의식을 침범하면서 정체성을 잃어가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애벌레를 먹고 최면에 빠지게 된 크리스와 제프가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끌린다. 돼지농장과 연결되는 이상한 파장을 감지하는 두 사람은 돼지사육사 샘플러를 만나게 된다.
프라이머 Primer / 미국 / 2004 / 78분
네 명의 동료가 차고에서 반중력장치를 연구하던 중 애런과 에이브는 우연히 자신들이 타임머신을 만들어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두 사람은 일반타임머신과 원상복귀용 타임머신 두 대를 이용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실험에 빠지게 된다. 마치 과학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치밀한 논리로 전개되는 저예산 Sci-Fi영화로 선댄스영화제에서 주목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