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10
커버낫(Covernat)의 디자이너 안진수를 만나 곧 출시될 겨울 옷들에 대
한 이야기를 들었다. 어떤 재료들로 만들었는지, 어떤 공정을 거쳐 만들었는지, 그리고 옷에 담긴 네러티브는 무엇인지에 대해 들었다. 늘 많은 기대를 모으기에 중압감이 클 법도 하건만, 커버낫은 이번 역시 당당한 태도로 옷들을 소개했다. 당당히 소개할만한 옷들을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기사제공│무신사
무신사(이하 무) 아직 모르는 사람들에게 커버낫은 어떤 브랜드인지 소개해달라.
안진수(이하 안) 산업혁명기 전후에 등장한 밀리터리, 아웃도어, 워크웨어 등 빈티지 웨어에서 얻은 모티브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옷으로 승화시키는 브랜드다. 2008년 가을, 겨울 시즌에 ‘Blank’라는 테마를 두고 데님 팬츠를 비롯 하의. 상의. 그리고 엑세서리를 아우르는 풀 컬렉션으로 데뷔했다. 이후 매 시즌 과거로부터의 받은 영감을 현재의 관점, 커버낫만의 사유로 해석해 동시대성을 담으며 컬렉션을 이어가고 있다.
무 이번 시즌 컬렉션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안 2014-15 A/W 시즌의 테마는 ‘자화상(Portrait)’다. 스스로를 다시 돌아본다는 의미를 크게 담았다. 어느 시즌 컬렉션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무엇을 제시하는 것은 기본으로 두되, 지금까지 커버낫 스스로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는 시도도 더했다. 니트, 코트, 다운 파카 등 커버낫이 지금까지 만들었던 옷들을 다시 보며 수정 및 재해석 거쳐 시즌 컬렉션에 더했고, 이는 이번 시즌의 새로운 디자인과 만난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더 다양한 것들을 담아보려 노력의 일환으로 커버낫의 영역 안에서 기존 옷과 디자인을 재해석하는 것에 것이 그치지 않고 여러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기호들을 담는 동시에 완성도를 더했다. 일본의 데님 전문 브랜드 슈가케인(Sugar Cane), 스코틀랜드의 핸드 니트의 최고봉 인버알란(Inverallan), 스코틀랜드의 핸드 우븐 울 원단 브랜드 해리스트위드(Harris Tweed),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아일랜드의 니트 웨어 브랜드 ‘케리울른밀즈(Kerry Woollen Mills)’ 등 다양한 브랜드들과 공조하며 커버낫의 재해석에 힘을 더하고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런 노력들은 궁극적으로 커버낫이 기존에 제시했던 것들의 재해석, 더 나은 디자인과 더 나은 소재, 그리고 더 나은 만듦새를 통한 새로운 컬렉션의 제시로 연결된다.
무 컬렉션에 앞서 가장 크게 염두한 점은 무엇인가?
안 컬렉션을 준비하는데 있어 어느 한 곳만을 중점적으로 생각할 순 없다. 모든 부분에서 신경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다만 A/W 시즌인 만큼 헤비아우터와 코트에 조금 더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 올해 1월부터 거의 열 달에 가까운 시간을 들여 디자인, 소재, 생산공정 등을 연구했고, 하나쯤은 꼭 가지고 싶은 옷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였다.
무 중점을 두고 있는 소재가 있다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특성을 가지는지에 대한 해설을 부탁한다.
안 옷에 담긴 이야기와 그것이 지향하는 목적에 충실히 부합하는 재료를 설정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헤비아우터에는 각각에 어울리는 기능성 원단을, 코트에는 해리스트위드을 사용한 것과 같다. 옷에 따라 다양한 원단이 쓰였지만 다들 각각의 옷이 가진 특성에 집중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요컨대 ‘헤비 덕다운 N-3B 파카’에 쓴 ‘폴리 오토만(Poly Ottoman, Water repellent finish)’ 겉감은 가로결이 뚜렷한 원단으로 방수가공기술이 없던 시절에 원단에 가로골을 만들어 결을 따라 빗물을 흘러내리수 있도록 만들었던 이야기와 역사성, 네러티브를 담았고, 동시에 원단을 제직하고 염색을 한 후 발수가공(Water repellent)을 해 생활방수가 가능게끔 만든, 동시대성과 기능성을 갖춘 점이 특징이다. 코트의 주력 원단인 해리스트위드는 스코틀랜드 북부의 아우터헤브리디스(Outer Hebrides Is.) 제도의 해리스 섬에서 수공예로 만들어진 원단이다. 10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인 동시에 영국 왕실 공급업체에 주어지는 인장인 'Orb' 마크를 받은, 원단의 완성도를 영국 왕실에서 보증하며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트위드 원단이다. 100% 스코틀랜드산 울 섬유로 만들어지며 복원력과 내구성이 뛰어나 해를 거듭하더라도 변하지 않고 오래도록 입을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무 키 아이템이 있다면 무엇인가?
안 헤비아우터 제품군에 속하는 모든 옷이 심혈을 기울인 디자인과 생산공정을 거쳐 만들어졌기에 그 모든 옷이 키 아이템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굳이 한 가지를 뽑자면 작년에 큰 사랑을 받았기에 그 성원에 보답하고자 좀 더 나은 디자인과 좀 더 나은 원단, 그리고 생산공정을 거쳐 만든 ‘헤비 덕다운 N-3B 파카’를 뽑고 싶다. 실의 재료와 가공에 이르기까지 기초부터 기획하여 만든 폴리 오토만 원단, 프라우덴(Prauden)이 제공하며 작년보다 더욱 많은 중량이 담긴 80/20 덕다운, 풍성한 라쿤(Racoon, 미국너구리) 퍼, 그리고 양방향의 YKK지퍼 등을 담았다. 기존의 틀을 유지하면서 디자인과 재료를 한 층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옷이다. 코트 중에서는 울 맥킨토시 코트와 발마칸 코트다. 해리스트위드 원단을 사용한 것은 물론이며 부산방직이 만든 19.05oz 90/10 울 원단을 사용한 솔리드 컬러 제품들 역시 다양한 스타일링 가능하다는 활용도의 강점이 있으며 특징이 있는 제품이다.
무 여러 종으로 세분화된 헤비아우터가 출시될 예정이다. 어떤 의도로 이렇게 다양한 옷들을 출시했는가?
안 다양한 환경과 목적, 그리고 입는 사람들의 다양한 취향을 아우를 수 있게끔 준비했다. 실루엣, 색감, 퍼의 종류, 충전제의 종류, 그리고 디자인 전반 등 모든 면에서 다양하게 준비했다. 지금까지 커버낫에서 선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디자인의 다운 재킷도 내표하며 다양하게 구성했으니 구매에 앞서 스스로의 기준점과 지향점에 맞춰 꼼꼼히 살펴보셨으면 좋겠다.
무 안진수가 가장 좋아하는 옷은 무엇인가?
안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옷은 헤비 덕다운 N-3B 파카와 해리스트위드 원단을 사용한 체스터필드 코트다. 특히 해리스트위드 체스터필드 코트의 경우 충분히 클래시컬한 외모를 가지지만 어떤 식으로 어떤 옷과 조합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착장 연출이 가능한 옷이기에 더욱 애착이 간다.
무 커버낫의 겨울옷을 접하게 될 이들에게 미리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안 우선 많은 관심을 가지고 커버낫을 지켜봐주시어 감사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 많은 도움 덕분에 매년 새로운 제품의 출시를 할 수 있다. 이번 시즌 컬렉션의 옷들 역시 어느 때 못지않게 열심히 노력하고 만든 제품이기에 많은 분들이 직접 입어보고 느껴보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좋은 점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칭찬을, 나쁜 점에 대해서는 따끔한 질책을 주시길 기대한다. 그것이 커버낫 스스로가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관련링크 : 커버낫 무신사 스토어(store.musinsa.com/covern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