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17
BARCELONA, Spain (AVING Special Report on 'MWC 2009') --
이곳 모바일콩그레스(이하 MWC)에서 만난 업계 사람들은 작년 보다 방문자도 적고 한산한 것 같다 라며 아쉬운 표정을 지어 보였지만, 정작 전시장 내 구석구석에 설치되어 있는 미팅룸과 부스 내 테이블에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삼삼오오 모여 비즈니스 이야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기자는 마침 MWC 기자실 옆에 자리잡은 국내 무선데이터 통신기업인 씨모텍 부스를 찾았다. 씨모텍의 좁은 부스에서는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 바이어와 국내 영업 담당자 간의 열띤 회의가 한창이었다.
씨모텍은 세계 최초로 듀얼모드 무선데이터모뎀을 개발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회사지만 외환관리 차원에서 가입한 키코에 오히려 발목을 잡히면서 100억대의 손실을 입었다. 또한 키코 악재에 이은 적대적 M&A 시도, 경기불황 등으로 몸살을 앓았지만 이재만 대표이사의 리더십과 최근 곳곳에서 들려온 낭보 덕에 체력을 다시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씨모텍은 작년 11월 세계 최초로 개발한 '듀얼모드 USB 모뎀'을 올초 미국 이동통신업체인 스프린트에 108억원 규모로 공급키로 한데 이어 일본 통신업체인 KDDI와의 수출 계약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지난 2월 4일에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독일의 4G시스템즈社에 최소 10만대 이상의 USB 데이터 모뎀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독일은 유럽의 창이라 불릴 만큼 중요도가 높아, 씨모텍 입장에서는 서유럽 진출을 위한 탄탄한 교두보를 확보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씨모텍은 이번 MWC 2009`에 참가한 의미가 남다르다. 작년에 겪은 상처가 서서히 아물고 있고 다시 한번 초심을 회복하자며 임직원들이 의기투합해 사내 분위기가 작년 같지 않다는 것. 씨모텍은 전체매출의 85% 이상이 수출에서 나오고 있는 만큼 이번 전시회를 시작으로 다시 한번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올해 매출 목표도 1,080억원으로 올려 잡았다. 이는 씨모텍 창업 이후 최고액이다.
이날 전시장 부스에서 만난 씨모텍 관계자는 " 첫날인데도 불구하고 상담건수만 20건이 넘었습니다. 작년 보다 올해 방문자가 줄었다고들 하지만 오히려 저희 부스에는 작년대비 20% 정도 방문자가 늘었습니다"며 반색했다.
그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이통사들은 휴대폰 사용자의 ARPU(월평균사용금액)가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경기침체가 가속화되고 있지만 이럴 때 일수록 이통사들은 기술적 안정성이 보장돼 ARPU를 유지할 수 있는 제품을 찾기 마련입니다"라고 답했다.
최근까지 중국계 기업인 화웨이와 ZTE 등이 무선데이터모뎀을 장비와 함께 번들로 제공하거나 초저가로 판매하고 있어 어려움을 겪어 왔지만, 시장에서는 씨모텍의 무선데이타모뎀을 기술적으로 안정된 제품으로 평가하고 있어, 이번 불황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시모텍 관계자는 "작년에 급성장한 데이터모뎀 시장만큼은 아니지만 올해도 완만한 성장이 기대됩니다"라고 전했다. 비록 전방위적인 경기침체가 여전히 잔존하고 있지만 새로운 기술과 그간 쌓아온 명성으로 재도전한다면 못할 것도 없다는 얘기다.
한편, 씨모텍은 이번 전시회에서 지난 1월 독일의 4G시스템즈사와 공급계약을 체결했던 `HSUPA CGU-629 USB 모뎀`을 처음 공개했다.
HSUPA CGU-629 USB 모뎀은 다운로드속도 7.2Mbps, 업로드속도 5.76Mbps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8GB까지 지원하는 마이크로 SD카드를 장착할 수 있는 슬롯을 탑재해 제품의 크기를 줄였다.
4월 북유럽 및 러시아 시장에서 출시될 예정인 3G/4G Mobile Hotspot Router는 휴대가 가능한 제품으로, 하나의 가입자 선으로 5명이 동시에 안정적인 속도로 사용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이 외에도 현재 서유럽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HSDPA 모뎀과 1월부터 미국 스프린터사로 공급되고 있는 세계 최초의 Wimax+CDMA Rev. A Dual Mode 모뎀도 함께 전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