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18
지음 문찬, 김미자, 김선영, 박혜경, 이지희, 정혜욱 출판사 안그라픽스 정가 22,000원
기초가 아닌 기초조형
기대와 불안이 섞인 시각으로 맞이했던 21세기도 어느덧 10년 가까이 지나간다.
이 시점에서 ‘기초’라는 의미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본다.
과연 ‘기초’는 무엇일까? 이것을 ‘기본(base)’이며 ‘근본(root)’이라 정의한다. 즉 가장 중요한 요소와 방법 그리고 사고(생각)로 보는 것이다. 기초조형의 의미 해석은 다양할 수 있겠으나 이 연구에서는 ‘기본이며 근본이 되는 조형 연습’으로 해석하여 수행한다. 조형 행위의 과정을 고찰해 볼 때 시작은 조형 수행자의 ‘사고’에서 출발하며, 수행자가 조형에 관한 ‘철학’을 가지고 있으면 그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따라서 조형적 사고라는 명제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이것은 기교와 표현 기법에 우선한다.
‘기초조형’이라는 의미는 조형 과정의 입문 단계에 소용되는 개념을 뜻하지 않는다. ‘가장 기본이 되는 사고’는 조형을 다루는 사람 모두가 고민하고 만들어 가야 하는 필수요소이다. 디자인은 표면적인 효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깊이 있는, 그리고 의미 있는 철학이 담겨져야 한다. 디자인에서 필요한 것은 ‘깊이 있는 철학’과 ‘사색적 사고방식’을 배양하는 것이다. 이것을 디자이너들의 ‘기초적인 사상’이라고 말하고 싶다.
기초조형 탐구의 3단계, 생각하고 만들어 소통하기
Thinking - Producing - Communicating
기초조형은 조형예술 전반의 본질이며 원리이다. 형상과 추상, 구성과 운동 등 조형 표현을 위한 가장 기본적 필수요소이다. 조형예술은 기술과 문화의 발전에 발맞추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으며, 새로운 콘셉트와 아이디어의 구체화를 위한 다양한 조형 실험을 전개하고 있다. 현대 조형예술의 과정은 아이디어의 발상, 형상과 기능의 구체화, 구현된 조형물의 평가와 커뮤니케이션으로 이루어진다.
『기초조형 Communicating』은 기초조형 ‘형상+사유’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다. 커뮤니케이션은 어떤 내용이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전달되는 것인데, 여기에서 내용은 주로 ‘메시지’를 뜻하며 ‘아이디어’나 ‘의미’라고도 한다. 커뮤니케이션이 이렇게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나 공간으로 메시지를 ‘전달’ 또는 ‘운반’하는 것이라면, 디자인은 이것을 전달하는 ‘매개체’ 또는 ‘방식’이다. 『기초조형 Thinking』을 통해 창의적인 사고와 아이디어를 탐구하고, 『기초조형 Producing』에서 소재와 재료를 이해하고 조형을 구체화했다면, 『기초조형 Communicating』에서는 조형언어의 소통 과정을 훈련한다. 의사소통 매개체로서의 조형이 사람 혹은 환경과 맺는 관계 속에서 소통하는 작동 원리에 접근하게 된다.
이 책은 시각디자인, 제품디자인, 미디어아트, 공간디자인, 환경디자인 등 조형예술의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지는 교육과 작품의 사례를 바탕으로 구성되었다. 시각 커뮤니케이션의 과정, 공간디자인과 옥외 공공디자인의 표현 방법, 제품디자인의 소통 원리, 신기술 테크놀로지와 뉴미디어 분야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초조형과 커뮤니케이션의 의미를 탐구한다. 기본 개념부터 차근차근 접근하는 조형언어의 소통 과정과 원리를 익힐 수 있다. 대상을 보고 느끼는 인지 능력과 그림을 그리고 형상을 만드는 표현 능력을 강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각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개발하는 디자인 교육에 필요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