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8-25
+ 일시: 2004년 9월 1일(수)-2004년 9월 15일(수), 오전 9시-오후 6시(전시기간 중 무휴)
+ 장소: 서울국제디자인플라자(SIDP) 2층 3,4실
+ 문의: 02-588-2073(전시준비위원회)
+ 주최: 두성종이
지난 2002년 ‘일상의 문화’ 그리고 ‘종이의 문화’라는 측면에서 ‘세계 포스터 100년 전’을 가진 바 있는 두성종이는 기업메세나로서 해마다 전시 행사를 통해 디자이너들에게 교감이 될 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들의 애호를 받고 있다.
두성종이는 디지털 시대에 종이 문화는 단순한 아날로그가 아니라 디지털보다 더 첨단의 문화, 고급화된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해 주는 기업으로, 2004년 가을, 세계 거장 디자이너들의 캘린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를 마련하였다.
이번 전시회는 독일 잔더스社가 제작한 1961년부터 2004년까지 43년간의 캘린더를 한국에 소개하는 것으로 시간의 역사(月과曆)를 통해 일상 디자인의 첨단화가 무엇인지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취 재 | 박현영 기자 (maria@yoondesign.co.kr)
자타가 인정하는 세계 제일의 캘린더인 잔더스 캘린더는 지난 40여 년간(1961년 최초 발행) 해마다 독특하고 혁신적인 주제를 가지고 그 시대 최고의 디자이너들의 아이디어를 담아내었다. 작품성과 완성도, 세련미 등을 갖춘 잔더스 캘린더는 디자인 역사의 중요한 자료가 될 뿐만 아니라 인쇄 기술의 발전과 이미지 연출, 시각 디자인의 변화들을 볼 수 있는 만큼 그 의미가 상당하다.
세계 거장들의 캘린더 작품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이번 ‘시간의 시각언어 - 세계 거장디자이너들의 캘린더전(The Design of Time)’은 1961년부터 2004년까지의 당시 유행하던 최신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이번 전시가 주는 즐거움이다.
디자인의 대상이 캘린더라는 것은 바로 일상 디자인의 첨단화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것으로, 세계 제일의 캘린더를 한국에 소개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번 전시회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특히 시간의 시각언어라는 측면에서 캘린더는 시간의 네트워크, 시간의 이미지, 그리고 시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작업들이기도 하다.
작은 Size의 캘린더에 담긴 풍경들(작열하는 빛, 강물 위를 뒤덮은 안개, 풀밭처럼 아름다운 나무들, 조수의 대비)은 여러 해 동안 익숙한 모습이었다. 잔더스는 사진가 하인 엥겔스컬센에게 시간의 조각들을 다르게 조각하는 가능성을 제안했다.
그가 디자인한 캘린더의 모티브는 중심 테마와 맞게 ‘광택’을 강조했다. 반사, 거울과도 같은 수면 등은 이러한 포인트를 설명하고 있다. 보다 발전된 흑백 프린트는 이미 컬러와 종이의 상호작용에 나타나고 있었고, 광택과 Size에 반영되어 열두 달을 표현한 프린트 예술에 무대를 제공해 주었다.
“Paradise ABC Birds”는 월터 브레커가 디자인한 것으로 문자가 이국적인 ‘낙원의 새’로 표현되었다는 데에 활판 인쇄술적인 의미가 있으며, 또한 예전에는 없었던 활판 인쇄술 상으로서도 새롭고 황홀할 만큼 아름다운 캘린더를 완성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피할 수 없는 숙명처럼, 그는 새를 디자인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선들은 구체적인 형태를 띠었다. 화살처럼 빠르게, 선들은 화이트 하이 글로스 종이와 메탈릭 효과가 있는 종이 위로 내려앉았다. 그들은 흔치 않은 컬러에 빠져들어 장식되었으며, 이코노핑크, 런돌즈페트, 베르베상게르 등 상상력이 풍부한 별명들이 지어졌다. 그리고 이들은 낙원과도 같은 매력적인 캘린더라는 배경으로 날아들었다.
우리시대의 대가인, 밀튼 글레이서는 우리 시대의 위대한 예술가 중 몇 명을 그의 취향에 맞게 그려내는데, 예술가들의 스타일과 회화적 언어를 채택하고, 과장함으로써 그것을 해낸다.
이 캘린더에서 보여 지듯이, 몇몇 위대한 거장들의 화법스타일이 그림세계와 재창조되어지는데, 일부 수정되고 활기가 있어지며, 모범적인 완벽주의 형태로 이루어진다.
“재즈의 영감”은 우리 시대의 표현이다. 창조적인 능력이 결합된 단순하고 명확한 형태와 컬러는 표현과 창조의 힘을 전혀 잃지 않으면서 적절한 간결함과 정숙함을 반영한다.
이와 반대로, 디자인 페르아르놀디는 보다 적은 것으로 보다 많은 것들과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해 디자인의 요소들을 신중하게 줄이고 잘라냈다. 에센 독일 포스터 박물관의 닥터 프리더 멜리고프는 그의 엄격하고 명확한 형태와 디테일의 고정을 통해 페르아르놀디는 주제를 보다 명확하게 인식시킨다.
그는 우리의 관능에 호소하고, 상징적으로 중요한 기억들을 의식 속으로 다시 불러낸다. 이렇게 그의 추상적인 그림은 마음속에 살아 숨쉬게 되는 것이다.
잔더스 캘린더는 전통적인 캘린더의 한계를 넘어 선다
삼차원의 캘린더 형태와 내용. 공간은 그림이 되었다. 시간을 표현하는 직선 형태와 곡선 형태가 나선에 의해 연결되었다.
잔더스 캘린더 “자이트라움 2004”는 독일 에이전시 3딜럭스에서 디자인했다. “자이트라움 2004”는 지금까지의 직선적인 시간의 개념을 시계의 회전과 연결하는 기본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구성은 공간적인 나선형태를 창조한다. 이것이 캘린더의 창조적인 완성의 기본이 되었다. 다수의 나선은 시간의 진행과 시간, 날, 달의 리드미컬한 반복을 나타낸다.
1982년 창립되어 3,500 종 이상의 종이를 구비하여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고 특수지를 소개하여 고급 인쇄 문화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두성종이는 좋은 종이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2004 세계 캘린더 디자인전’을 기획한 두성종이 최병호 기획 실장과 김혜경 큐레이터(미술고문)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전시회가 갖는 의미와 기업메세나로서 활약하고 있는 두성종이에 대해 알아보았다.
정글: 1982년에 창립한 두성종이는 우리나라 최초로 세계적인 고급 특수지 및 그래픽 용지 등을 소개하면서 인쇄문화 발전에 이바지 하고 있는데, 이번 ‘세계 캘린더 디자인전’ 을 기획하게 된 의도는 무엇인가?
최병호:기업이 메세나로서의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그 방법이 특정한 업체나 단체를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항상 기획하고 있다.
그것의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전시회이고, 좋은 디자이너의 작품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1991년도에 10주년 기념행사로 ‘서울 종이잔치’를 했었다. 그 당시 직원이 30여 명 정도였는데,
매출도 지금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작은 회사였지만, 국내 최초로 종이에 대한 전시 기획을 가진 것에 의미가 있었다. 4-5일 동안의 전시 기간 중에 다녀간 사람이 무려 7천명에 이를 정도로 성공적인 개최를 하였고 사장님께서 매년 이런 전시 행사를 하겠다고 약속하셨다.
올해 개최하기로 기획했던 것이 바로 세계 거장 디자이너의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잔다스 캘린더전이었다. 물론 잔다스 캘린더가 디자인 분야에서는 우수하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1961년도부터 2004년 지금까지의 캘린더를 보여주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독일의 잔다스사와 두성종이는 20여 년간 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전시를 실행할 수 있었다.
정글: 총 몇 개의 작품이 전시되는가?
최병호: 1961년부터 2004년까지의 44개의 작품이 전시되며, 잔다스사가 처음 만든 캘린더부터 볼 수 있다는 것은 디자이너들에게 흥분될 만한 일이다.
정글: 이번 전시행사를 통해서 문화적인 측면이나 기업적인 측면에서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김혜경: 캘린더전을 하게 된 이유는 종이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최첨단의 인쇄기법을 볼 수 있으며, 세상이 변하는 ‘리얼타임’을 함께 보여준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
디자이너들의 그 당시의 생각이나 그 해 유행했던 트렌드를 담고 있는 캘린더는 1961년부터 2004년까지의 캘린더의 변천사를 통해 인쇄기술의 발전상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디자이너 및 학생들이 풍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전시다.
정글: 두성의 페이퍼 숍에 대해 설명한다면?
김혜경: 국내에서 처음으로 두성종이가 ‘페이퍼 숍(페이퍼갤러리)’을 오픈 했다.
금속 공예나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몇 종류의 종이를 알고 있느냐 물어봤더니 대부분 잘 모르고 있었다. 열거해보라고 하면 5-6개 정도밖에 모를 뿐 아니라 종이 색깔이 140여 종이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이나 현 디자이너들에게 재료를 연구할 수 있는 장소가 절실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그래서 생겨난 페이퍼숍에는 최첨단의 정보가 있다.
두성종이에서 수입한 최신 종이를 볼 수 있는 이 곳은 종이를 연구하는 장소이자, 종이와 관련된 전시를 기획하는 곳이다. 세계 캘린더 디자인전도 3년 정도의 플랜을 가지고 기획되었던 행사이다.
정글: 20개국이 넘는 교역국에 대해 소개를 한다면?
최병호: 일본, 미국, 이탈리아, 독일, 영국 등 종이 자체가 선진 산업이기 때문에 선진국의 종이는 거의 들여오고 있다고 보면 된다.
제지산업 자체가 장치산업이고 대규모 설비가 들어간다. 우리나라 제지 산업도 점차 고급화를 지향해야 구조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으며, 그런 면에서 상당히 업그레이드가 되고 있다.
두성종이는 고객들이 원하는 종이가 소량일지라도 수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 있으며, 다양한 종이를 수입하여 디자이너들이 자기만의 독특한 종이를 쓰고 싶어하는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정글: 온라인 문화가 지배적인 요즘, 아날로그로 간주되는 종이 문화가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기 쉬운데, 그런 부정적인 시각을 타파하고 디지털 시대에 종이 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으로서 종이문화에 대해 전망을 한다면?
김혜경: 사실 캘린더전은 디지털 시대이기 때문에 봐야 한다.
디지털이라는 것은 화면 안에서 보면 촉감이 없고, 사이즈도 없다.
사이즈나 촉감이 없는 디지털의 세계를 캘린더로 보면 실제로 만져볼 수 있는 촉감을 지닌다.
디지털 시대에 오히려 종이는 진짜 ‘종이를 쓸 수 있는 사람’만이 아는, high quality를 지닌, 즉 디자이너들이 생각한 것을 표현할 수 있는 종이만이 살아남게 되었다.
시간이 생각을 바꾸게 해준다는 것.
40년 동안 디자인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해왔는지, 이번 캘린더전을 통해 발견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종이가 느낌이 없으면 디지털이 된다.
디지털에 느낌을 만들어주는 것이 종이의 새로운 역할이 되었다.
예전에는 종이는 기능적 역할이 중요했다면, 최근에는 종이가 가치 있는 일과 소중한 일을 수행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도 사용되며, 더욱 고급화 되어가고 있다.
향후 몇 년 안에 종이산업도 좀더 고급화되고 발전될 것이라 예상된다.
즉, 종이가 더 중요하게 남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는 금방 보여지는 종이가 아니라 길게 보존되는 종이, 250년 된 종이, 100년이 지나도 산화되지 않고 쓸 수 있는 종이가 만들어져야 한다.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것도 기업의 신뢰성을 위해 중요한 덕목이며 그렇기 때문에 두성종이는 앞으로도 전세계 디자이너들의 활약상을 보여줄 수 있는 전시를 기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