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산업화에 따라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너무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에 지친 이들은 오히려 과거를 그리워하며 옛 추억과 물건을 찾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에 맞춰 많은 브랜드가 레트로 무드의 디자인을 내놓기 시작했다. 1990년대를 주름 잡았던 패션 브랜드 휠라(Fila)는 급변하는 패션 트렌드를 파악하지 못하고 쇠락의 길을 걸었으나 최근 로고를 드러낸 올드스쿨 디자인을 부활시켜 큰 성공을 거두었다. 또 국내 토종 브랜드인 프로스펙스는 1981년 첫선을 보인 오리지널 라인 운동화를 재발매해 완판을 기록하기도 했다.

패션 분야뿐만이 아니라 자동차, 음료, 자전, 가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레트로 디자인을 적용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1952년부터 우리네 부엌을 지켜온 대한제분의 곰표 밀가루도 올드한 브랜드 이미지를 벗고 젊은 감성으로 소비자에게 새롭게 다가가기 위해 ‘곰표 레트로 하우스’를 오픈했다.

‘곰표 레트로 하우스’ 메인 이미지

온라인 전시관의 콘셉트로 오픈한 ‘곰표 레트로 하우스’는 브랜드 역사와 경영 철학을 알 수 있는 1층부터, 레트로 굿즈를 파는 지하 1층과 지하 2층 쇼핑관, 지하 3층 전시관 그리고 지하 4층 카페관으로 나뉘어 있어 실제 존재하는 전시관에 온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특히, 곰표 밀가루의 북극곰 캐릭터와 실제 사용되었던 패키지 디자인을 적용한 굿즈들은 입소문을 타면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실생활에 자주 사용되는 에코백, 연습장, 메모지, 스티커 등으로 출시된 상품은 밀가루를 실제 구매했던 중장년층에는 추억을, 젊은 층에는 재미와 올드한 브랜드라는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위로부터) 곰표 밀가루 패키지를 디자인에 적용한 메모지, 스케치북, 에코백

또,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 프로젝트 선보이고 있다. 지난 8월 덩치가 큰 북극곰의 특징을 살려빅사이즈 패션브랜드 4XR과 협업한 티셔츠를 선보였으며, 화장품 브랜드 스와니코코와는 밀가루처럼 하얗고 뽀송뽀송한 피부를 위한 쿠션과 선크림 등을 출시했다.

스와니코코와 협업한 제품

올드한 브랜드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고 브랜드의 전통과 오리지날리티를 강조한 컬쳐 브랜드(Culture Brand)로 거듭나고 있는 곰표 밀가루.

디자인을 통해 전 세대가 공감하고 즐기는 브랜드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www.gompyo.net

에디터_ 김영철(yckim@jungle.co.kr)
자료제공_ 대한제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