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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컵으로 보는 공예, 그리고 역사와 문화

2020-09-01

물이나 음료를 마시기 위한 컵은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그릇이다. 컵은 젖병을 뗀 아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가 사용하는 도구로, 우리는 일생을 살면서 여러 가지 컵을 만나고, 하루에도 몇 번씩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보고 입으로 마신다. 

 

지금까지 오랜 시간 동안 컵은 수많은 형태로 제작, 사용돼 왔다. 컵에 사용된 여러 가지 재료와 제작 방식을 통해 공예뿐 아니라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전시 ‘컵(Anything and Everything about Cups)’이 비대면으로 열리고 있다. 

 

'컵' 전시 포스터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이 마련한 이번 전시는 개원 20주년을 맞아 공예품이 일상과 함께 있음을 상기시키고 공예문화의 확산을 유도하고자 일상에서 친숙한 소재인 ‘컵’을 중심으로 기획한 하반기 자체기획전으로, 컵의 다양한 면모를 선보인다. 

 

전시에는 30명의 작가가 참여해 도자, 유리 등 익숙한 재료부터 옥, 한지, 옻칠 등의 전통적 기법으로 제작된 컵, 새로운 소재로 제작된 컵 등 300여 개의 컵을 선보인다. 컵의 형태도 다채롭다. 물 컵으로 사용되는 통형(筒形)잔, 손잡이가 달린 머그(mug)잔, 포도주나 샴페인 잔인 고블릿(goblet) 등은 물론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특별한 모양의 컵도 소개된다. 왕실의 특별 연회나 의례에 사용된 옥잔은 용을 장식한 황옥잔과 대나무 모양의 흑옥잔 등으로, 조선시대 선비들이 허리춤에 차고 다녔던 표주박은 종이를 꼬아 만든 지승옻칠 표주박과 현대적으로 디자인된 모던 표주박컵 등으로 전시된다. 

 

(좌)강석근_ 나무, (우)김경수_ 도자

 

(좌)박강용_ 옻칠, (우)박성철_ 금속

 

 

목공예 기법 ‘우드터닝(wood turning)’과 옻칠을 이용해 스칸디나비아 전통 목공예 컵인 쿡사컵(kuksa cup)을 만드는 강석근 작가, 백자와 은을 대비시켜 은은하면서도 화려한 느낌의 도자를 선보이는 김경수 작가, 백자를 기본으로 회화성과 조형성을 드러내는 이창화 작가 등은 전통적인 방식을 떠오르게 하면서도 현대적인 감성을 지닌 작품들을 보여준다. 

 

(좌)이상협_ 금속, (우)이창화_ 도자

 

(좌)박성훈_ 유리, (우)박열매, 박정근_ 금속+칠보

 

 

판금 작업으로 두드림을 통해 유기적인 형태를 완성시키는 이상협 작가의 작품은 시간과 반복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블로잉(blowing) 기법과 연마 기법으로 유희를 즐길 수 있는 유리컵을 제작한 박성훈 작가는 컵을 통해 즐거움을 전한다.  

 

친환경적 재료와 기법을 활용하는 작가들도 있다. 폐유리병을 활용해 새로운 형태와 쓰임을 창조하고, 지속가능한 쓰임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박선민 작가, 옥수수전분에서 추출한 바이오 플라스틱을 재료로 3D프린터와 스캐너를 이용해 친환경 플라스틱(PLA) 컵을 제작, ‘디지털 크라프트(Digital Craft)’를 선보인 류종대 작가 등이다.

 

류종대_ 옥수수전분 플라스틱

 

(좌)장석_ 옥, (우)주혜원_ 지승

 

 

전시 기간 동안 KCDF는 전시 인스타그램(www.instagram.com/kcdf_cup)을 통해 참여 작가와 전시 작품을 소개하는 ‘아티스트 토크’를 진행한다. 하루에 한 작가씩 작가의 작품세계와 작가만의 작품 제작 방식, 컵에 대한 생각 등을 전달하는 아티스트 토크는 작가와 작품에 대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해 작가와 작품뿐 아니라 이번 전시를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한다. 

 

9월 25일부터 27일까지 마지막 3일 동안은 KCDF갤러리에서 판매전 ‘나를 위한 컵(Buy Your Own Cups)’이 진행된다. 전시 기간 중에는 전시연계 이벤트 ‘한 모금을 위한 컵(Enjoy Your Own Cups)’을 통해 공예컵을 직접 사용해보며 작가의 생각을 직접 들어보는 시간을 KCDF갤러리에서 가질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9월 27일까지 개최된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세부 전시 진행이 변경될 수 있고, 대면 전시로도 전환될 수 있다. 전시 진행에 대한 변경 사항은 KCDF 홈페이지 및 전시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자료제공_ KCDF(www.kcd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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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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