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여파로 작년 내내 일러스트레이션페어가 거의 열리지 못했고, 이로 인하여 많은 작가들과 관객들이 일러스트페어의 참여와 방문에 대해서 많은 관심과 흥미를 느끼고 있는 배경에서 4월 8일부터 11일까지 올해 첫 일러스트 페어인 K-일러스트레이션페어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었다.
K-일러스트레이션페어는 ‘작은 손들이 그리는 큰 우주’라는 타이틀 아래서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것을 창조해 낼 수 있다는 모토 아래 개최되었다. 다양한 상상과 꿈을 토대로 한 무한한 창작 세계를 통하여 대중과 작가들이 소통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자, 앞으로 일러스트레이션 산업이 나아갈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가진다.
K-일러스트페어 전경
K-일러스트레이션페어를 관람하면서 크게 5개의 커다란 흐름을 느낄 수 있었는데, 그 5가지의 방향을 통해서 K-일러스트페어를 리뷰해보자 한다.
일러스트페어 안에 K-다꾸 페스타가 있을 만큼 최근 다이어리 꾸미기 ‘다꾸’는 일러스트레이션의 큰 장르이자, 주도적인 소비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면서 가볍게 소비할 수 있는 스티커들을 이용한 다이어리 꾸미기와 포토 카드 꾸미기는 최근에 10대들과 Z세대에서 유행하고 있는 트렌드이다. K-일러스트페어는 인스타에서 만날 수 있던 다양한 다이어리 꾸미기 스티커들과 마스킹 테이프들을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로,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이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좌)뚜뚜상점 다이어리꾸미기 예시와 귀여운 스티커들, (우)지옥에서 온 캐릭터들을 표현한 지옥상점
(좌)귀여운 아기 고양이 캐릭터의 베베옹 Bebeong, (우)공룡을 테마로 한 캐릭터 카우 Kawoo
귀여운 토끼 고양이 곰 Solfami 캐릭터의 솔하트
지속적인 코로나의 영향으로 사람들이 현실과 다른 세상에서 자신들의 모습을 찾거나, 힐링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 하는 트렌드가 두드러졌다. 이를 반영하여 외부의 다른 세계, 우주, 지금 갈 수 없는 외국 등, 외부의 공간으로 나아가고 싶어 하는 욕구나 외부인과 동떨어져 있는 나의 외로움 등을 팝아트적인 요소들과 결부해서 재미나게 표현된 작품들이 한 트렌드를 구성하고 있었다.
뉴욕에서 영감을 받은 그래픽을 담고 있는 겟차 뉴욕
(좌)우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을 담은 돌돌 보이즈 클럽, (우)청춘들의 술 문화를 담은 킷수포차
(좌)크리스마스트리 마을에 사는 어인의 모습 권준희, (우)마음을 덧그림 - shadowtoday 그림자씨
내면의 힐링의 시간을 위한 작품들, 편안함을 기반으로 일상 속의 아름다움과 편안함 속에서 새로움과 영감을 표현하는 작품들 역시 다양하게 만나 볼 수 있었다. 특히 코로나 상황에 자주 만나는 집안의 공간이나 일상적인 풍경을 다르게 보기를 함으로써 일상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관람객들에게 제공하였다.
(좌)코로나19 시기 집콕의 모습과 OOTD모습을 그린 Pearl jay, (우)내방 작은 전시회 - 정아연
(좌)혼자 있는 시간; 고요와 평안에 대하여 - 헤진, (우)그림자와 빛으로 공간과 일상을 표현하는 - 라이어헤드
현실을 아름답게 보게 만들거나, 과거의 아름다운 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로맨티시즘에 베이스를 두고 있는 작가들도 있었다. 아름다운 그림의 모습을 통해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각각의 작품 속에서 여러 의미를 담고 있으면서, 몽환적이고 센슈얼한 영감을 선사하였다. 또한 1920년대 로맨틱 빈티지에서 영감을 얻어서 그 시대의 낭만을 작품에 담고 있는 작품들이나 그러한 느낌을 주는 작품들 역시 만나볼 수 있다.
(좌)소녀 판타지를 담고 있는 페가콘, (우)슬픔과 아름다움을 둘 다 담고 있는 기믕서
1920년대의 빈티지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는 jaibilee art
(좌)콜라주를 통해서 작품을 표현한 llroiiorll, (우)몽환적이고 로맨틱한 그림의 리므이 Rimeui
한국의 전통적인 문화를 새롭게 해석해서 표현하는 작품들 역시 만나 볼 수 있었는데 K-일러스트레이션페어 내에서 ‘범이 내려오는 민화 마을전’이라는 세션을 만들어서 새로운 민화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 외에도 한국의 전통적인 느낌을 담고 있는 일러스트레이션과 한국의 전통 요괴들을 캐릭터화 한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좌)범이 내려오는 민화 마을전 - 유민, 연선미 작가, (우)범이 내려오는 민화 마을전 - 권선경
(좌)범이 내려오는 민화 마을전 - 최서원, (우)한국의 전통적인 느낌을 표현한 묘호
(좌)한국 요괴 판타지 세계 - 묘시월드, (우)한국 요괴 캐릭터 - 윤또
다양한 일러스트레이션 작품들과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K-일러스트페어는 4일간의 행사를 마무리했지만, 페어 이후에도 다양한 작가들과 일러스트레이션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필요하다. 올해 계속 다양한 일러스트페어와 전시 등으로 작가들과 관람객들이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일러스트레이션이 그려내는 비전과 꿈을 통해서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글, 사진_ 손민정(smj91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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