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03
코트는 누구에게나 열린 모두를 위한 공간이다. 누구나 자기 집처럼 편안하게 생각하고 누리며 즐길 수 있다는 뜻이다.
코트의 이러한 철학은 코트가 선보이는 ‘텍스트 아트(text art)’에서 비롯된다. 텍스트 아트는 코트의 새로운 문화 예술 콘텐츠다. 문학과 예술이 만나는 영역인 코트의 텍스트 아트는 두 가지의 카테고리로 구성된다.
코트 '내면의 서재'
먼저 첫 번째로는 코트의 ‘내면의 서재’를 들 수 있다. 내면의 서재는 창작자들의 공유 공간으로, 아티스트 토크, 워크숍 등이 이루어진다. 입주 작가들은 좋아하는 문장을 하나씩 골라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기도 하고, 그것을 그림이나 사진, 음악 등으로 시각화하기도 한다. 이 작업들은 올해 10월 말부터 내면의 서재에 전시된다.
코트의 연속적 교류를 위한 'Continuous flow'
두 번째는 연속적 교류를 위한 ‘Continuous flow’다. 이번 9월 4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되는 전시 ’Continuous Summer’내의 특별전 ‘paint our story, PUZZ’는 젊은이들의 사연을 받는 것에서부터 시작, 그들의 사연으로 주제어를 만들고 그에 맞는 작가를 큐레이션 한다.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삶을 바라보고자 ‘사람과 사람의 관계’와 같은 모든 이들이 함께 공감하고 컬렉팅할 수 있는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신분과 계층을 뛰어넘었던 공간 피맛골
코트의 텍스트 아트에는 결국 모두가 함께 공감하고 소통을 통해 하나가 되는 과정이 포함된다. 내면의 서재에는 작가, 독립출판사 등 글과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데, 코트 인근에 위치했던 피맛골이 신분과 계층을 뛰어넘는 공간이었던 것처럼 코트에서도 작가와 감독 등의 계급이 존재하지 않는다. 누구든 이 공간에 들어오면 스스로가 무언가를 관장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버려야 한다. 코트는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코트는 ‘더불어’, ‘같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곳으로, 모든 공간이 넓게 활용된다. 전시를 위한 공간이나 이벤트, 행사를 위한 여러 공간 외에도 옥상을 비롯한 코트의 구석구석엔 작품들이 전시된다.
코트의 안주영 대표는 이곳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2016년 10월 처음 공간을 만나 일생의 특별한 인연이 시작되었어요. 버려진 아이 같은 공간이었는데, 무엇이라도 해주고 또 지켜주어야 하는 공간이라 여겼죠.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래서 더 열심히 했어요. 코로나19로 인해 빈 공간이 인사동에도 많은데 우리도 어차피 그럴 거라면 무료로 작가들에게 공간을 지원하자는 생각을 했고 많은 시도를 했습니다. ‘혼수상태’와도 같은 어려운 시기에도 끊임없는 시도를 하며 경이로운 기쁨의 순간들을 만났고, 여전히 코로나19로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여러 가지 실험을 진행하고 있어요.”
NFT 관련 행사
이러한 실험 중엔 ‘온 오프라인이 합쳐진 장소’라는 코트의 새로운 시도도 포함된다. 지난번 진행했던 NFT 전시에서는 NFT 작업을 하는 이들 모두가 모이는 공간으로 거듭났고, 교차로이자 합류지점으로서 프로세싱 이벤트, 코딩, 메타버스 관련 행사, 콘퍼런스 등을 진행했다. 행사는 온라인 프레젠테이션으로 이루어진 동시에 오프라인에서도 동시에 진행, 온라인에 등장한 아바타가 오프라인에서도 등장했으며, 온라인과 현장 그 어떤 장소에서도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됐다. 또한 NFT 갤러리들이 연대하여 새로운 플랫폼을 만드는 모임도 결성되고 있다.
“앞으론 어차피 코로나와 함께 가야 하기 때문에 거기에 맞게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자 해요. 작가들의 그림 전시, 막간을 이용한 공연, 음악인들의 활동까지 현대사회의 흐름과 트렌드를 반영한 콘텐츠들을 누구나, 어디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다채롭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안 대표는 암울한 코로나 시대에 제약적인 만남을 해소해 주고 소통, 공감을 통해 멀어진 관계를 회복시키고 새로운 만남을 이어줄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격리 중에도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온라인으로 사람들이 모여 춤출 수 있는 ‘온라인 Quarantine Club’이 영국인 크리스의 기획으로 ‘Continuous Summer’ 전시 기간 동안 시도될 예정이다.
이곳에서 열리는 전시들 역시 이와 같은 맥락에서 결을 함께 한다. 사람과의 만남과 소통을 기본으로 하는 행사 및 전시들은 인사동의 가치를 되찾고 이웃들의 모임과 세대 간의 교류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코트의 목표와도 부합하는 내용들이다.
코트는 사람과 사람, 장르와 장르가 교차하고 소통하는 곳이다.
사람과 사람, 세대와 세대뿐 아니라 장르와 장르의 교류는 코트가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다. 장르 간의 크로스오버는 음악과 미술, 문학과 공연, 공예와 미디어아트 등 서로 다른 분야를 하나로 융합해 지금까지와는 색다른 문화예술적 경험을 선사한다.
코트가 이렇게 모두와 함께 하는 장소로서 거듭난 것은 안 대표가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때부터예견됐던 일인지도 모른다.
현재 정원 자리에 자리했던 오동나무. 이를 중심으로 코트는 사람과 사람이 모이고 소통하는 정원을 만들었다.
“처음 이 공간에 왔을 때, 현재 정원으로 사용되고 있는 자리는 판잣집 건물들이었고 그곳을 지키는 오동나무가 지붕을 뚫고 서있는데, 나무를 중심으로 정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미 그때 그것이 함께 하는 공간임을 상징하는 것이었던 것 같아요.” 200평의 건물이 비워져 정원이 되었고, 다 같이 사용하고 소통하는 커뮤니티 공간이 만들어졌다. 코트는 더욱 적극적인 만남과 소통의 장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현재 옥수동의 로컬릿 및 내추럴 와인 수입사인 뱅베와 함께 FnB 공간도 9월 중순과 10월 중순에 오픈할 예정이다.
코트는 한글날을 앞두고 한글을 이용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인류와 환경 등 상생을 위해 생각하고 실천해야 할 내용에 더해 이번엔 한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아지트로서의 이곳에서 발굴된 기존의 다양한 콘텐츠처럼 또 하나의 색다른 내용을 선보일 예정이다. 텍스트 아트의 관점에서 펼쳐낼 한글을 활용한 문학과 시각예술의 조합이 기대된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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