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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정글 칼럼] 광화문에 ‘한글 현판’을 걸어야 하는 이유

2024-10-03

-민족의 상징성과 세계적 소통의 기회 삼아야

 

광화문은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조선 시대의 정치와 문화를 이끌었던 궁궐의 정문이자, 오늘날 서울의 중심에 위치한 역사적 장소로서 그 의미는 특별하다. 그런데 이 상징적인 공간에 걸린 현판이 아직도 한문(중국문자)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에게 의문을 던진다. 왜 광화문의 현판은 여전히 한문(중국문자)일까?

 

한글날을 맞아 광화문에 한글 현판을 다는 것은 한글의 창제 정신을 기리며 우리의 문화적 자부심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최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578돌을 맞는 한글날을 앞두고 다시 한 번 광화문 현판의 한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광화문에 세종대왕 동상이 있는 상황에서 한문 현판은 어색하고 부자연스럽다”며, 한글 현판으로 교체하는 것이 시대적 요구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세종대왕은 한글을 창제한 성군이다. 한글의 창제 목적은 백성들이 쉽게 배우고 쓸 수 있는 글자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가 앉아 있는 바로 앞의 광화문 현판은 한글이 아닌 한문(중국문자)으로 쓰여 있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역사적으로 보면, 광화문 현판의 한문(중국문자)사용은 전통적인 문화적 유산을 보존하기 위한 조치였다. 당시 조선의 지배층은 한문을 사용했고, 왕실의 공식 건축물에 한문으로 된 현판을 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21세기를 살아가고 있으며,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글은 단순한 문자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그것은 우리 민족의 자존심이자 소통과 문화의 상징이다.

 

그렇다면 이제야말로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바꿔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한글은 세종대왕이 백성을 위해 만든 문자로, 그 자체가 민족의 상징이자 자부심이다.

 

 

첫째, 한글은 곧 우리 나라, 우리 민족의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한글은 세종대왕이 백성을 위해 만든 문자로, 그 자체가 민족의 상징이자 자부심이다. 광화문은 대한민국의 상징적인 공간이며, 그곳에 걸린 현판이 한글로 되어 있다면 이는 우리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다. 유 장관이 언급했듯이,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광화문을 방문하고 있다. 이들이 광화문 앞에서 한글로 된 현판을 보고 한국의 독창적인 문자에 감탄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이는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둘째, 시대가 바뀌었다. 과거에는 한문이 권위와 학문의 상징이었지만, 오늘날 한글은 한국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우리의 법률, 교육, 문화, 그리고 일상적인 소통이 모두 한글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한글이 우리의 삶 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상징적인 공간인 광화문에는 여전히 한문이 걸려 있다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모습이다. 물론, 역사적 원형을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한글 현판을 통해 변화된 시대적 요구와 가치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셋째, 한글 현판은 미래 세대에게 중요한 교육적 의미를 지닌다.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정신을 기리며, 그의 업적을 올바르게 기념하는 것은 다음 세대에게 한글의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현재 한문(중국문자)으로 된 광화문 현판은 많은 청소년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유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한글로 된 현판은 우리 문화를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세종대왕의 위대한 업적을 더욱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훈민정음 해례본의 글자를 기반으로 한 한글 현판을 제안하는 방안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물론 한글 현판 교체에 대한 반대 의견도 있다. 특히 역사적 원형을 중시하는 입장에서는 광화문 현판이 원래 한문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를 유지하는 것이 역사적 의미를 지키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의견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 유 장관 역시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다 없애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하며, 다양한 관점을 고려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논의에서 중요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훈민정음 해례본의 글자를 기반으로 한 한글 현판을 제안하는 방안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제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바꿀 때가 되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 되었다. 이는 단순한 표지판의 교체를 넘어,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상징하고 한글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문화적 움직임이다. 한글날을 맞아 광화문에 한글 현판을 다는 것은 한글의 창제 정신을 기리며 우리의 문화적 자부심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한글 현판 교체에 대한 논의가 단순한 의견 대립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여 시대에 걸맞은 결정을 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에디터_ 정석원 편집주간(jsw@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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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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