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0
쿠키 이완스키는 폴란드 출신의 그래픽 디자이너로, 폴란드 포스터 디자인계를 이끌고 있는 2.5세대 선두주자다. 즉흥성을 바탕으로 하지만 균형과 질서를 중시하며 기하학적인 모양으로 신선하고 현대적인 느낌을 전달하여, 재미와 기능의 조화를 통해 지나치게 진지하지 않아도 사려 깊은 디자인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쿠키 이완스키의 전시가 한남동에 위치한 캐럿 글로벌 더 갤러리에서 열렸다.
쿠키 이완스키의 전시 포스터
쿠키 이완스키의 이번 전시는 2년 전 춘천에서 열렸던 전시에 이어 국내에서 개최하는 두 번째 전시로, 김창식 디자이너(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주립대 교수)의 기획과 초대로 이루어졌다. 이번 전시에서 쿠키 이완스키는 다채로운 포스터 작품을 통해 넓은 작품 세계를 보여주었던 지난 번 전시와 달리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여 예술적인 방식으로 완성된 포스터 작품들을 선보였다.
쿠키 이완스키(왼쪽)와 이번 전시를 기획한 김창식 디자이너 겸 큐레이터(오른쪽)
전시는 캐럿 글로벌 더 갤러리 6층 전시장과 7층 루프탑에서 이루어졌다. 먼저 6층 전시장에서는 작가가 지난 7년간 제작한 폴란드의 영화학교 KINO를 위해 작업했던 ‘KINO 컬렉션’ 포스터가 전시됐다. 쿠키 이완스키는 이 작품들에 대해 “KINO의 아트 디렉터로 활동하면서 매주 한 작품의 포스터를 디자인해왔다. 총 380여 점의 작품 중 시기별로 중요한 포스터 작품을 비롯하여, 폰트, 그래픽, 컬러 등 다양한 구성을 보여주는 작품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전시 전경
KINO의 작업들을 이번 전시의 작품들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서 그는 “클라이언트 프로젝트의 경우엔 클라이언트와의 합의를 통해 도출된 결과이기 때문에 100% 나의 생각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KINO 프로젝트는 전적으로 자유롭게 작업이 이루어졌다. 100% 나의 작업이라 말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작가의 실험적이고 다이내믹한 그래픽 언어를 기반으로 한 24점의 작품들은 실험적인 다양한 주제의 스토리텔링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들로 흥미롭고 강렬한 느낌을 선사한다.
쿠키 이완스키의 포스터 작품들
7층 루프탑에서는 또 다른 전시가 펼쳐졌다. ‘내일의 유령(GHOSTS OF TOMORROW)’이라는 제목의 공간과 함께 호흡하는 전시로, 작가는 ‘환경 재앙’에 초점을 둔 18개의 깃발을 설치했다. “‘내일의 유령’에서는 ‘자연환경’이라는 큰 주제 아래 토픽을 찾기 위해 chat GPT와 한 대화를 했고, 이를 통해 찾아낸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재해석해 시각화 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미래의 자연과 환경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다.”
반 추상의 기호학적 그래픽 언어를 기반으로 한 쿠키 이완스키의 대형 깃발은 우리가 자연을 소비하고 착취하는 방식에 도전하며 변화를 추구하는 비판적 메시지를 함축된 그래픽 언어로 표현한 작품들로, 오염, 식량 부족, 이주 등의 환경 위협을 상징한다.
7층 루프탑 전시 전경
우리가 직면한 생태계의 파괴를 반영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 깃발 작업들은 작가의 새로운 작업에 대한 시발점이 되는 것으로, 그는 이번 전시가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를 통해 사회 문화적인 이슈를 주제로 나의 이야기를 좀 더 드러내며 예술적인 표현을 강화하는 작업을 이어 나가고자 한다. 이번 전시가 바로 그러한 시작점이 된다.”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은 더욱 깊은 작품세계를 선보이고자 하는 쿠키 이완스키는 “화이트 큐브의 전시 공간에서 벗어나 사회적, 환경적 문제에 대해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장소를 찾아 작품을 설치하는 새로운 전시형식”으로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쿠키 이완스키(www.kukiiwanski.com, www.instagram.com/kuki.krzysztof.iwans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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