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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몸이 말하고, 카메라가 반응한다

2010-03-12


드디어 한국에서도 몸의 움직임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댄스 필름’의 매력에 한껏 빠져볼 기회가 마련되었다. 미디어극장 아이공이 ‘댄스필름의 창시자 마야 데렌과 오마주展’을 통해 세계의 우수 댄스필름을 소개하며, 국내 최초로 댄스필름의 창시자인 마야 데렌의 회고전을 개최한다.


에디터 | 이영진(yjlee@jungle.co.kr)
자료제공 | 미디어극장 아이공(www.igong.org)

댄스필름은 대사가 아닌 몸의 움직임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대표적인 혼성 영화 장르이다. 여기서 카메라는 단순히 무용을 담는 데 그치지 않고 느낌을 배가시키는 적극적인 역할로서, 무용과 영화라는 두 분야의 예술이 어우러져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Dance Camera West Film Festival(미국), Cinedans Amsterdam(네덜란드) 등 매년 세계 각지에서 개최되고 있는 댄스필름 페스티벌만도 70여 개. 이에 미디어극장 아이공에서 2010년 봄 기획전으로 '댄스필름의 창시자 마야 데렌과 오마주展'을 마련했다.

마야 데렌은 무용, 영화, 영화 이론 등의 예술영역을 넘나들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기량을 선보인 1940년대 미국의 전방위 여성 예술인이다. 시라큐스 대학에 다니던 시절 그녀는 YPSL(젊은 사회운동가 연맹)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으며, 뉴욕으로 거주지를 옮긴 후엔 사진작가로 잠시 활동하다가 안무가 캐서린 던햄(Katherine Dunham)의 비서가 되어 그녀의 연습실에서 함께 일했다. 이 경험은 그녀가 댄스 필름의 창시자로 거듭나는 데에 훌륭한 밑거름이 되었다. 그녀가 댄스필름을 창시하게 된 데는 그녀만의 독창적인 스타일과 기존의 남성적 초현실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선도 큰 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1940년대 초, 마야 데렌은 두 번째 남편 알렉산더 해미드(Alexander Hammid)와 함께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16mm 카메라로 대표작인 <오후의 올가미> (1943)를 연출한다. 실험영화의 고전으로 칸느 영화제의 독립영화 대상을 수상한 데뷔작인 <오후의 올가미> (1943)는 여성의 억압된 세계를 몽환적이고 여성적인 화법으로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그녀는 영화의 영역에만 머물러있기를 거부했다. 실험영화의 고전으로 칸느 영화제의 독립영화 대상을 수상한 데뷔작 ‘춤을 무대로부터 해방시키고 영화적인 그릇에 담아내려는’ 작업으로 <카메라를 위한 안무연구> (1945), <밤의 눈> (1952-55)등의 댄스필름 작업을 시도, 댄스필름의 창시자이자 실험적 독립영화의 거장으로서 남게 되었다. 1947년, 아이티로 건너가 민속 필름에 대한 연구로 그녀의 작업방향을 바꾸었다. 부두교의 전통춤과 노래에 심취하여 직접 카메라를 들고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였던 그녀, 그러나 1961년 44세라는 젊은 나이로 사망하게 된다. 이후 그녀의 세 번째 남편 테이지 이토(Teiji Ito)가 이 촬영분을 편집하여 영화 <디바인 호스맨> (1981)을 완성한다. 본 회고전에서는 마야 데렌 사후 남편 테이지 이토에 의해 완성된 <디바인 호스맨: 아이티의 살아있는 신들> (1985)을 포함한 전작을 볼 수 있다.


마야 데렌 사후 50년이 되는 2010년. 그 동안 댄스필름은 어떻게 달라져왔을까? 그 대답을 해줄 세계 댄스필름의 명작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총 18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마야 데렌 오마주 섹션은 세계의 댄스필름 페스티벌에 출품되고 수상했던 작품들이며, 서로 다른 춤과 다양한 지역적 배경으로 다채로운 영상미와 재미를 선사한다. ‘오마주 섹션2: 카메라를 위한 춤’에서는 유럽의 댄스필름 페스티벌 수상작들을, ‘오마주 섹션3: 색, 다른 춤’에서는 한국과 홍콩의 댄스 필름 대표작가의 작품만을 모았다. 또한 ‘오마주 섹션4: 즉흥, 그리고 카메라’에서는 즉흥춤이라는 무용계의 새로운 화두와 관련하여 댄스필름이 또 다른 접근을 모색하고 있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미디어극장 아이공은 대담, 즉흥춤 워크샵 등 댄스필름에 대한 이해를 제공할 다양한 특별 프로그램들을 마련했다. 특히 상영전을 마무리하는 4월 23일에는 전일간 ‘댄스필름 릴레이 파티’를 개최한다. 마야 데렌의 작품을 감상하고, 자유롭게 몸의 언어를 표현해 보자. 퍼포먼스, 밴드 공연부터 청인, 농인 장애여성을 위한 즉흥춤 워크샵까지 댄스필름을 찾은 관객들의 오감을 만족시켜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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