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02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은 국제적인 현대미술작가를 지원하는 ‘대한항공 박스 프로젝트’의 네 번째 전시인 ‘대한항공 박스 프로젝트 2016: 양지앙 그룹’을 개최한다.
‘대한항공 박스 프로젝트’는 국내외 저명 큐레이터 및 평론가로 구성된 선정위원회를 통해 현대미술의 비전을 제시한 작가를 선정하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울박스 공간의 특성을 반영한 신작을 제작, 설치하는 프로젝트이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대한항공 박스 프로젝트 2016’에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중국의 작가, ‘양지앙 그룹(Yangjiang Group)’이 선정되어 설치와 참여형 퍼포먼스가 결합된 ‘서예, 가장 원시적인 힘의 교류’를 선보인다. 양지앙 그룹은 정궈구(Zheng Guogu), 천짜이옌(Chen Zaiyan), 쑨칭린(Sun Qinglin) 3명으로 구성된 그룹으로 소통의 매개로서 서예를 현대미술과 접목, 중국의 문인 정신과 공동체 문화를 설치와 퍼포먼스 형식으로 선보인다.
‘양지앙’이라는 그룹명은 구성원들의 고향이자 현 거주지인 광둥성 남중국해 해안가 휴양 도시의 이름이다. 이들은 시, 서, 화 등 문예 전통의 바탕 위에 이 지역의 산업화와 자본화가 초래한 일상 풍경을 서예 설치와 퍼포먼스로 변형시켜, 동시대 중국이 처한 삶의 문제를 드러낸다. 양지앙 그룹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유쾌한 방식으로 여러 예술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전통 규범에 얽매이지 않는 서예와 설치, 조각 그리고 참여적 퍼포먼스 등을 통해 그들의 생각을 작품으로 구현한다.
이번에 선보이게 될 ‘서예, 가장 원시적인 힘의 교류’는 작가가 고향에서 진행 중인 장기 프로젝트인 ‘료원’ 과 연결되어 있다. 무릉도원에서 영감을 받은 이 프로젝트는 작가 스스로의 힘으로 양지앙 지역 교외의 넓은 부지에 16년째 건설 중인 자신들만의 무릉도원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서울박스를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색적인 장소이자 에너지 교환의 장으로 변화시킨다. 허공에 떠 있는 희미한 피라미드는 교류의 기운을 한곳에 집중시키기 위한 안테나 장치이다. 서예를 회화로 재해석한 17m 높이의 벽화와 ‘식사 후 서예하기’의 순간을 담은 월 페이퍼가 공간을 압도하고, 바닥에는 원형 테이블 가운데에 글씨 종이의 연못이 있다. 테이블 한 귀퉁이에는 작은 소나무가 둘러 싸여진 초막이 있어 여기가 도원임을 암시한다. 최종적으로는 2017년 5월에 이 공간을 왁스로 굳혀 얼음왕국 같은 5차원적 풍경으로 동결시킬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또 다른 핵심은 ‘관객 참여형 퍼포먼스’이다. 관객과 나누는 퍼포먼스는 양지앙 그룹의 가장 중요한 소통과 교류의 매체이다. 작가들은 개막 전 한국 작가 및 학생들과 함께 ‘사회적 참여 서예작업’을 통해서 대형 벽화를 완성하고 개막 행사인 ‘식사 후 서예하기’를 진행한다. 2017년 2월 중에는 여러 종의 희귀한 전통차들을 함께 나누고 향의 여운을 음미하는 ‘차 마시고 향 음미하기’ 등의 참여 퍼포먼스가 개최된다. 그리고 2017년 5월에는 작가들과 도시 공간 무용 퍼포먼스 ‘풍정. 각’으로 유명한 안무가 송주원이 협업하여 서울박스를 왁스로 동결시키는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는 내년 8월 27일까지 진행되며, 전시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www.mmca.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에디터_ 추은희(ehchu@jung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