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05
1928년 생, 루이지 꼴라니. 90세의 나이지만 루이지 꼴라니의 디자인은 그의 나이를 짐작하지 못하게 할 만큼 미래를 향해있다. 그가 ‘영원한 현역 디자이너’라 불리는 것도,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바이오디자인의 창시자라는 것도 이 전시 하나면 확실히 알 수 있다.
루이지 꼴라니의 전시 ‘자연을 디자인하다, 루이지 꼴라니 특별전’이 ddp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에서 개최되는 첫 번째 전시다.
루이지 꼴라니는 황량한 ddp 공사장에 몇 개의 기둥만 세워져 있을 때, 건물이 완성되면 자신의 작품들을 제일 먼저 보여줄 것이라 했다고 한다. 자연에 가까운 건축물을 만들고자 했던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공간에서 자연으로부터의 영감을 중시한 바이오디자인의 창시자 루이지 꼴라니의 전시가 열리는 특별한 콜라보다.
세계적인 거장 디자이너인 루이지 꼴라니가 선보인 디자인은 어떻게 완성된 것일까. “인간은 그저 자연을 관찰만 하면 된다. 그곳에서 우리는 완벽한 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 말한 그는 ‘왜 이래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정원을 거닐고 자연 속 생물들을 관찰하며 자연의 형태를 작품에 고스란히 담아낸다.
그의 작품들은 2,30년이 지난 지금 보아도 미래지향적으로 느껴진다. 스스로 “10년에서 15년을 앞서 돌진하는 사람”이라고 했던 그의 말은 그의 수많은 드로잉과 프로토타입들을 통해 증명된다.
그의 이러한 시선은 엔지니어적 능력에 의한 것이기도 하다. 미술교육뿐 아니라 공기역학을 공부한 그는 자동차를 디자인하는 많은 디자이너들이 ‘기체역학’이라는 단어도 제대로 쓸 줄 모른다는 것에 유감을 느꼈다. 아무리 멋진 디자인의 자동차라 해도 높은 속도로 달리기 위해서는 생물학과 유체역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주로 운송기를 디자인했지만 알파 로메오, BMW, 보쉬, 로젠탈, 보잉 등 그 누구보다도 많은 영역의 디자인을 섭렵한 그는 82년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제품들의 디자인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루이지 꼴라니가 자연으로부터 받은 영감과 함께 80여 점의 작품, 최초 공개되는 드로잉 등 총 1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면서 그의 작품 철학을 조명한다.
한 개의 손가락의 움직임까지 고려해 디자인된 찻잔과 물병, 조형물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스탠드 텔레비전, 1972년 방영된 공상과학 드라마 〈U.F.O.〉에서 소품으로 사용된 쿠쉬 소파, 오늘날 카메라의 기본 형태가 된 둥근 손잡이 카메라 캐논 T90, 시속 600km를 목표로 디자인된 스포츠카 T600 등 디자인을 해석하는 방법 자체를 변화시킨 혁신적인 작품들이 다수 전시된다.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자연이 주는 완벽하고 아름다운 조화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이번 전시에서는 후 세대에 미친 그의 영향력도 확인해볼 수 있다. 전시는 3월 25일까지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서울디자인재단, ㈜시월이앤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