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24
디자이너가 좋아하는 것 일곱 가지에는 그들의 생활이 차곡차곡 담겨있다. 앞만 보고 달리다 지치는 날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고,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길에 충동적으로 꽃을 사기도 하며, 가볍게 맥주를 마시며 야경을 감상하는 소소한 일상. 이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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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을 발행하는 두산매거진의 E-biz팀 신은미 웹 디자이너의 ‘My Favorite 7’으로 그녀의 사생활을 살짝 엿본다.
에디터 │ 이지영(
jylee@jungle.co.kr)
글, 사진 │ 신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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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바라캇(Steve Barakkat)
캐나다 출신 피아니스트 스티브 바라캇(Steve Barakkat)의 음악을 즐겨 듣기 시작한 것은 유난히 부지런했던 대학생 시절부터입니다. 매일 아침 조깅을 할 때, 그의 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했거든요. 지금도 가끔 아침 잠을 깨우는 알람 시계 대신 그의 음악이 자동으로 플레이 되도록 맞추어 놓습니다. 특히 ‘그’와 처음으로 손을 잡은 날 만큼이나 설렘을 안겨다 준 곡, ‘레인보우 브릿지(Rainbow Bridge)’를 즐겨 들어요. 스티브 바라캇이 일본에서 공연을 마친 후, 도쿄의 오다이바에 자리잡은 레인보우 브릿지를 보고 영감을 얻어 탄생한 곡이라고 합니다. 단순히 이 음악 때문에 일본까지 다녀왔을 정도지만 결코 후회는 하지 않았지요.
하늘 사진
유난히 머리 위가 청명한 날은 친구와 마주앉아 차를 마시기 보단,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가고픈 생각이 듭니다. 특히 하늘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같은 장소에서 다른 시각으로 담아낸 결과물들이 매우 신선한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앵글에 하늘을 담아 보기도 하고, 물에 비친 풍경을 찍기도 하면서 앞만 보고 달려가는 자신에게 여유를 선물해 봅니다.
꽃
계획을 하고 근사한 꽃다발을 사는 일은 드물지만, 가벼운 발걸음으로 누군가를 만나러 갈 때 충동적으로 한 송이나 두 송이의 꽃을 구입하곤 합니다. 친구에게는 촉촉함을 머금은 리시안을 선물하고, 하루 종일 수고한 나를 위해서는 백합을 주는 식입니다. 유난히 꽃을 좋아하시는 어머니를 위해서는 3월에 한창인 후리지아를 한 움큼 담습니다. 보통 갑자기 선물하면 적당한 꽃병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유리컵에 맞도록 길이를 짧게 잘라 달라고 주문하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야경
특히 손에 꼽는 것은 춘천의 야경입니다. 작지만 아름다운 호반의 도시 춘천은 늘 편안하면서도 멋진 밤의 풍경을 보여줍니다. 춘천의 야경을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는 구봉산인데 여름에는 바비큐 파티처럼 떠들석한 분위기 속에서, 겨울에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해가 지는 바깥 풍경을 바라보곤 합니다. 넋을 잃고 보다가 어느 순간, 복잡했던 머릿속이 말끔해지는 것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카림 라시드(Karim Rashid)
카림 라시드(Karim Rashid)는 뉴욕을 근거로 인테리어, 가구, 제품, 뷰티,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만능 디자이너입니다. 가장 존경하는 디자이너인 그는 저에게 타협을 멈추고 대중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도록 충고와 자극을 주는 존재입니다. 빡빡한 매일의 업무 스케줄과 이어지는 회의로 지쳐있을 때, 그의 디자인과 활동상을 보면서 다시 출발선으로 이동하곤 합니다. 카림 라시드의 독특하면서도 탁월한 컬러와 질감 표현력, 트렌드를 읽어내는 안목을 배우고 싶습니다. www.karimrashid.com
웹사이트
웹 디자인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이 관련 분야의 최신 트렌드입니다. 매일 새롭게 탄생하는 웹사이트를 지켜보고 감탄하기도 하면서 디자이너로서 늘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웹 피플들의 적나라한 비평을 확인하고 동향이나 소식을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자주 관련 사이트를 꼼꼼히 살펴보곤 합니다. www.dbcut.com
술
가벼운 음주로 스트레스를 풀고 긴장을 이완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합니다. 퇴근 후에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간단하게 맥주를 마시는 것을 즐기는 편이고요. 다만 언제나 그렇듯 술자리는 적당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