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벤틀리(Bentley) 본사와 영국왕립예술대학(Royal College of Art, 이하 RCA)의 “에어로다이내믹 미래 쿠페 컨셉디자인” 프로젝트를 통해 벤틀리 익스테리어 디자이너로 발탁된 김보라 디자이너를 만나보았다.

취재ㅣ 한국디자인진흥원 정보지원실 이승연 대리, 김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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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졸업 후 한국에서 취업을 하지 않고 유학을 계획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많은 디자인 학교 중 RCA를 선정한 이유는?

한국 내의 전형적인 디자인 사고에서 벗어나 새로운 디자인을 경험해 보고 싶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 접하기 힘든 RCA 특유의 컨셉츄얼한 모듈이 흥미로웠다. 특히, RCA는 다른 학과들 간의 콜래보레이션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여 RCA로 유학을 오게 되었다.

Q2. 학부과정을 마친 홍익대학교와 RCA 간의 디자인교육 시스템의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홍익대학교는 본인의 아이디어를 정교하게 구체화시켜 보여줄 수 있는 스케치 스킬 트레이닝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RCA는 수업이나 학과운영 자체를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주도하도록 유도하며, 디자인 논리와 프리젠테이션 스킬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한, 세계적인 기업들과의 스폰서쉽이나 협력이 잘 이루어지고 있어 자동차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꿈꾸는 최고급 스포츠카 브랜드인 애스턴마틴(Aston Martin)의 디자이너가 튜터링을 오거나 또는 폭스바겐 그룹으로의 인턴쉽 기회가 주어지는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Q3. 벤틀리는 많은 사람들이 동경하는 꿈의 자동차 브랜드다. 어떻게 입사하게 되었는가?

졸업 학기에 벤틀리의 RCA 스폰서 프로젝트인 “에어로다이내믹 미래 쿠페 컨셉디자인”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벤틀리 수석 디자이너로부터 직접 영입제의를 받았다. 원래는 우승후보자 3인에 들지 못했는데 수석디자이너가 파이널 리스트로 포함시켜 최종 파이널 리스트 4명에 포함되었고, 다시 경쟁을 통해 4명 중 최종 우승 2명에 선정되어 벤틀리에 입사하게 되었다.

Q4. 어떤 점이 수석 디자이너의 눈길을 끌었다고 생각하나?

전체적인 디자인이 심플하면서도 벤틀리 고유의 디자인 아이덴티티와 감성을 잘 녹여낸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들었다. 이와 함께 프로젝트의 주제였던 에어로다이내믹 수치 또한 가장 낮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 에어로다이내믹(aerodynamic) 디자인 : 공기역학적으로 가장 저항을 덜 받는 디자인

Q5. 벤틀리 디자인팀의 구성은 어떤가?

디자인팀은 총 18명으로 익스테리어 디자이너(외관 디자인) 9명, 인테리어 디자이너(내부 디자인) 9명으로 구성되어있다. 동양인 디자이너는 인도인 동료와 나 두 명이며, 여자 디자이너는 인테리어 디자인팀에 근무하는 7년차 디자이너와 나 두 명이 있다.

Q6. 벤틀리의 근무환경 및 업무 소개를 한다면?

프로젝트 단위로 디자인 개발을 진행하며, 팀 안에서는 나이나 직급에 상관없이 디자이너로서 동등하게 경쟁하고 존중하는 분위기이다. 신입이나 직급이 낮은 디자이너라도 디자인에 미미하게 참여하게 된다거나 잡무를 하지 않고, 동등하게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합리적이다.

조직이 수평적이다 보니 익스테리어 디자인팀 9명 중에 3명이 매니저급임에도 불구하고 매니저는 업무 지시보다 조언을 해주거나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 지원해주는 역할을 한다. 불필요하게 잦은 회의는 지양하고, 컨셉 회의는 프로젝트 초기에만 이루어지며 이후에는 디자이너 개인 단위로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간다. 업무에 자유가 주어지는 만큼 치열한 내부경쟁과 책임이 뒤따른다.

Q7. 해외취업 또는 유학을 계획하는 후배들에게 주는 조언이 있다면?

유학과 명문 디자인스쿨의 네임 밸류는 더 이상 성공의 보증수표가 아니며, 기회는 평소 열심히 노력하는 준비된 친구들에게 주어진다는 사실을 많은 케이스에서 보았다. 해외취업을 원한다면 디자인과 언어 실력을 기본으로 갖추고, 자신감 있는 태도와 긍정적인 자세를 통한 원활한 프레젠테이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경쟁을 할 때나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에는 카피나 무단 도용 없이 솔직하고 정정당당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


Q8. 향후 커리어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아직은 유럽 디자인스튜디오가 전세계 자동차디자인을 선도해 나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영국 또는 독일에서 다양한 장르의 카디자인을 좀 더 경험해보고 싶다. 이 후 한국에 들어가면, 현재 유럽 중심의 카디자인 트렌드 축을 한국으로 옮겨놓고 싶은 포부를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 창의력을 제한하는 한국 자동차업계의 기업문화를 개선하고, 자율과 창의를 존중하는 디자인시스템을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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