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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리뷰

북촌거리를 걷다 3

2011-10-17



북촌의 세번째 이야기는 원래는 지난번에 빼먹었던, MBC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에서 주인공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인 ‘황금알식당’에서 시작하고자 한다. 이번 기회로 북촌의 일부를 돌아보니 이 곳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일반인들도 그렇지만, 영화나 TV의 촬영지로도 많이 소개되고 있는 이유는, 아이러니 하게도 북촌만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조용한 동네’라는 것이다. 서울에 사람들이 많아 지면서 이제는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찾기가 어려워진 이 때, 이런 지면을 통해 북촌의 사인을 소개하는 것이 나름 뜻 깊은 일이라 여겨진다. 세 번째 북촌의 다양한 간판에 적용된 글꼴에 대해 알아보자.

글•사진│이호(산돌 폰트 디자이너)

황금알식당
계동 북촌마을에 위치한 ‘황금알식당’ MBC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에서 고두심이 운영하는 신림동 고시촌 내 고시식당으로 나오는 이 곳은 신림동에 있는 식당이 아니었다. 하지만 메뉴는 고시식당과 같이 백반과 찌개류를 팔고 있다. 건물 외관만 드라마에 나오고, 내부는 세트 촬영으로 진행된다. 황금알식당 사인에 적용된 한글은 가로간판과 돌출간판에는 윤명조200을 사용하고 있고, 입간판에는 유려체와 산돌북체를 사용하고 있다. 드라마에 나오는 곳이어서 그런지 친근감이 느껴지고 그 안에는 탤런트 고두심이 반길 것 같은 느낌이다.

윤비네싸롱
북촌을 조금 지나 삼청동 뒷골목 방향에 위치한 윤비네싸롱. 주변의 수 많은 빈티지 숍과 어울리는 이곳은 특히 주변의 높은 가격의 카페에 비해 상당히 착한 가격을 자랑하고 있다.
윤비네싸롱 사인에 적용된 한글은 모바일폰에서 유행하는 스타일로 10대 소녀들에게 인기가 높다. 손글씨로 쓴 듯한 느낌에 아이콘까지 더해져 한글 그대로 써도 귀여움이 느껴진다. 쇼핑몰 타이틀로 많이 쓰이곤 한다.

종이나무
한지를 이용하여 다양한 공예와 차별화된 공예전문가를 양성하는 종이나무. 이 곳에서는 김정순 작가의 지도로 한지, 나무, 섬유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여 독특한 전통 창작 공예품을 만들어 전시, 판매도 하고 있다. 종이나무 사인에 적용된 한글은 한지와 어울리는 붓글씨로 표현하고 있다. 한글 붓글씨로만 표현하여 정갈하고 깔끔한 느낌을 주고 있다.

물나무
북촌 계동에 위치한 사진관 ‘물나무’. 사진작가이며 교수인 김현식대표가 최근 스튜디오를 이 곳 계동으로 옮겨 60년대 근대 건물의 모습으로 리모델링 하였다. 편안하고 안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했던 김현식대표는 통유리 외벽과 긁어낸 외벽으로 옛모습 그대로를 표현하고자 했다. 물나무에 적용된 사인에는 한글을 단순하고 기학학적으로 투명 아크릴재료 위에 표현하여, 상호보다는 건물 외벽에 묻어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북촌생활사박물관
북촌에서 수집한 우리 근대 생활 물건들을 전시하고 있는 개인박물관인 북촌생활사박물관. 몇백년 전부터 불과 몇 십년전까지 대를 이어 사용돼 오다가 눈먼 산업화에 밀려 갑자기 사라져 버린, 조금은 촌스럽고 유치한 그러면서도 한없이 정겨운 우리네 옛 생활 물건들이 모아져 있다. 박물관의 사인에 적용된 한글과, 사립박물관임을 알리는 현판에는 윤고딕 200이 사용되었고, 정면에는 나무재료위에 명조체와 손글씨가 사용되었다. 박물관 맞은편에 있는 기념품가게에는 명조체와 옛체를 사용하고 있다.

칠원
한국옻칠연구소 ‘칠원’은 이종헌 소장의 옻칠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알리기 위해 세워졌다. 한국의 오랜 옻칠문화 전통을 계승하며, 문화예술발전에 기여하는 것과 전통적인 옻의 광택과 빛깔, 멋과 향기를 일반 사람들에게도 한국의 미를 알리는 것이 목표인 ‘칠원’의 사인에 사용된 글꼴은, 정면에는 한자행서체를, 입간판에는 한양목각체 한글을 사용하고 있다. 이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현수막에는 민체류의 붓글씨와 명조체를 사용하고 있다.

TNGT W
북촌과 삼청동 사이를 걷다 보면 조금은 낯선 간판이 눈에 띈다. 커피숍과 빈티지상점이 즐비한 이 곳에 대기업의 브랜드 점포가 있는 것이다. 조금은 어색한 듯 하지만, 지역에 맞게 나무재료 위에 자사의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다. 사인만 없으면, 주변 상점과 유사한 느낌이 드는 이곳에서는 나무재료로 만든 코끼리 모양의 간판이 눈에 띈다. 빛바랜 코끼리모양 위에 Times New Roman체로 표현한 것이 어색한 듯 하지만 괜찮다는 느낌이다.

라플로채니
북촌 끝자락 삼청동 부분에 위치한 예쁜 구두가 많은 라플로채니. 특히 연인들과 여성들이 많은 이 곳에서는 수제화 브랜드로 자체상품으로 브랜드를 이루고 있다. 현재는 이 곳에만 매장이 있지만, 앞으로는 전국구로 진출할 계획이고 미국과 중국에도 점포가 있다. 이 점포 사인을 보면 회색벽 위에 산돌스케치체 한글과 스크립트류 영문을 조화롭게 사용하고 있다.
특히 장미모양을 벽면이나 사인에도 사용하고 있어, 자신만의 브랜드를 잘 표현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특히, 산돌스케치체는 사인에서 오랜만에 볼 수 있었다.


지리적으로 북촌은 인사동, 삼청동 등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과 연결되어 있어, 기존의 전통적인 이미지인 한옥과 함께, 커피숍, 빈티지상점들이 늘어나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해당 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오히려 늘어나는 사람들과 점포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있기는 하지만, 내/외국인을 위한 관광명소로 체계적으로 만들어 간다면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장소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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