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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일관된 브래드 전략과 효과적 커뮤니케이션

2007-09-11


많은 유통업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며 미국에서 존경받는 기업의 하나인 월마트는 진출하는 나라마다 성공적인 성과를 보이며 전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할인점이다. 1998년 한국에 진출한 월마트는 그 명성에도 불구하고 토종 할인점인 이마트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다 결국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그리고 프랑스계 까르푸 역시 한국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이랜드 홈에버에 인수됐다. 유통업계에서 다국적 기업과 토종 기업의 전쟁은 한국인의 정서와 소비 패턴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토종 할인점의 판정승이었다. 유통산업에서 세계적인 기업과 전쟁에서 승리한 이마트가 있다면, 담배산업에서는 다국적 담배기업의 치열한 전쟁에서 굳건히 그 시장을 지켜내고 있는 한국의 대표 브랜드 에쎄가 있다. 11년 전 니치 브랜드(Niche Brand)에서 지금의 글로벌 브랜드(Global Brand)로 자리매김하기까지 그 성공의 핵심 포인트는 과연 무엇일까.

취재 | 김남용 편집장(snob91@korea-adtimes.com)

지금은 성공한 브랜드라고 평가되고 있지만 에쎄가 처음 시장에 선을 보인 1996년 당시에는 여성 고객을 공략하기 위한 니치 브랜드였다. 전 세계적으로 가늘고 긴 담배는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국내도 마찬가지로 여성 브랜드로 포지셔닝(Positioning)했다.

그러나 의도했던 바와 달리 여성보다는 중장년층 남성 고객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KT&G는 현재와 같이 남성 브랜드로 리포지셔닝(Repositioning)하게 됐다. 아울러 ‘부드럽고 순한 고급 초슬림 브랜드’라는 일관된 전략으로 에쎄는 에쎄 라이트, 순(純) 등의 브랜드 확장을 통해 소비자의 니즈(Needs)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그 결과, 에쎄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담배로 국내 담배 시장에서 25%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으며 가늘고 긴 담배(초슬림)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국내 시장을 넘어 미국, 중국, 중동 등 전 세계로 수출되는 글로벌 브랜드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오랜 역사와 브랜드 파워가 있는 국내 브랜드가 많지 않은 현실에서 에쎄는 11년 성장의 역사를 통해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키워온 대표적인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소비자의 요구는 시대에 따라 항상 변화하기 때문에 그 흐름에 맞는 브랜드를 개발해 적시에 시장에 선보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에쎄 브랜드가 지금과 같이 지속적으로 그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소비자의 숨겨진 니즈(Needs)를 발굴하고 시장의 트렌드를 정확하게 읽어 적시에 대응했기 때문이다.

에쎄 브랜드에는 그러한 예가 많지만, 그 대표적인 예로서 에쎄 순(純) 사례를 언급할 수 있다. 국내 담배에 타르(Tar) 표기가 의무화되면서 소비자는 타르가 낮은 담배를 요구하기 시작했고 이런 소비자 트렌드에 맞게 에쎄는 타르 1mg 담배인 에쎄 원까지 브랜드를 확장했다. 그러나 타르 1mg 확장 이후에도 시장은 격화되었으며, 소비자는 타르 이외의 새로운 가치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시장 환경 속에서 에쎄는 ‘우리 자연’에서 생산되는 자연 친화적인 소재를 담배에 접목시킨 새로운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제안했다. 그 브랜드가 바로 에쎄 순(純)이며 에쎄 순(純)은 ‘우리 땅에서 자란 우리 대나무 숯’을 적용한 최초의 브랜드가 됐다.

이렇게 소비자의 트렌드를 정확하게 읽고, 이를 브랜드에 반영한 에쎄 순(純)은 출시 8일만에 1000만갑을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으며, 단일 브랜드로는 8%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는 빅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에쎄 순(純)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에쎄는 소비자가 지향하는 새로운 가치 즉, 시장의 트렌드를 정확하게 읽고 그 트렌드를 브랜드에 반영하고 있다. 그러한 노력이 현재와 같은 강력한 에쎄의 브랜드 파워를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의도한 시장 위치에 그 브랜드가 안착되지 않았을 경우, 리포지셔닝(Repositioning)을 단행한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출시 시점에 진행하는 포지셔닝보다는 출시 이후에 전략적 방향을 바꾸는 리포지셔닝은 더욱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에쎄는 담배와 같이 커뮤니케이션이 제한되어 있는 어려운 환경 조건에서도 리포지셔닝을 통해 브랜드 전략에 대한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다.

1996년 에쎄가 시장에 첫 선을 보였을 당시에는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담배로 포지셔닝됐다. 그러나 여성보다는 담배 절대량에 기초해 건강에 덜 해롭다는 인식이 중장년층 남성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초기 의도와 달리 남성을 위한 담배로 시장에서 자리잡아 나가기 시작했다.

이에 KT&G는 여성 담배로서의 에쎄를 고집하지 않고, 신속하게 중장년층을 위한 남성 담배로 리포지셔닝을 진행했다. 커뮤니케이션이 제한되어 있는 담배 시장에서 리포지셔닝이 어렵지만 에쎄는 여성 담배에서 중장년층을 위한 남성 담배로서 리포지셔닝에 성공함으로써 현재와 같은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그리고 2005년에는 시장에서 에쎄 브랜드의 상태를 진단하고 그 진단 결과를 중심으로 에쎄에 대한 미래상이라고 할 수 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를 재정립했다. 기존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사회적 성공을 위해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리더들의 모습이었다면, 새롭게 재정립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물질적, 정신적인 여유를 동시에 추구하는 진정한 삶의 여유의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안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새롭게 정립된 에쎄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기존의 시장의 위치에서 새로운 위치로의 리포지셔닝을 의미하는 것이며 이는 앞으로 에쎄가 만들어 가야할 미래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대개 성공한 브랜드 확장은 모(母) 브랜드 자산을 강화한다. 에쎄는 고객의 ‘보다 순하고 부드러운 담배’에 대한 니즈를 반영해 확장함으로써 에쎄의 브랜드 자산을 강화했다. 그러나 모 브랜드와 확장 브랜드가 서로 상반된 것이 아니라 모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연계성을 유지하면서 확장을 전개함으로써 에쎄의 브랜드 자산을 강화했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브랜드 확장을 통해 에쎄는 브랜드의 활력을 유지하고 시장의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 할 수 있었다.

에쎄는 건강 지향의 사회적 흐름을 반영해 에쎄 흡연자들로 하여금 더욱 순하고 부드러운 담배 선택의 폭을 넓혀 주고 에쎄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 자산 가치를 강화하기 위해 에쎄 라이트(Light, 2002년 12월 출시), 에쎄 멘솔(Menthol, 2003년 4월 출시), 에쎄 필드(Field, 2004년 7월 출시), 에쎄 원(One, 2004년 7월 출시), 에세 스페셜 골드(Special Gold, 2005년 11월 출시), 에쎄 순(純, 2006년. 4월 출시), 에쎄 순 0.5(純 0.5, 2007년 5월)을 순차적으로 확장했다.

에쎄는 ‘부드럽고 순한 고급 초슬림 담배’의 일관된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를 확장 과정에서도 지속적으로 유지했다. 이런 브랜드 확장 과정을 통해 에쎄는 전체적으로 8개 라인의 패밀리 브랜드(Family brand)군을 갖추고 있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다.

살아있는 생명체에 비유되는 브랜드는 끊임없이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그 수명을 장담할 수 없다. 이렇듯 브랜드의 영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브랜드는 항상 변화를 모색해야 하며 그 변화는 소비자의 인식에 기반해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에쎄 브랜드도 브랜드의 영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 최다 판매 브랜드, 한국 대표 브랜드라는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노력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2005년 에쎄는 기존 담배와 다른 초고가 5,000원의 에쎄 스페셜 에디션을 시장에 출시했다. 에쎄 스페셜 에디션은 한정생산, 판매되었으며, 품귀현상을 일으킬 정도로 시장에서 반향은 컸다. 스페셜 에디션은 기존의 고가 담배에 소비자 인식을 바꾸어 놓는 하나의 계기된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2006년 에쎄 순(純)은 일반적인 담배와 달리 자연 친화적인 소재를 사용해 담배 시장의 일대 혁신을 갖고 온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땅에서 자란 우리 대나무 숯을 담배에 접목함으로써 담배 시장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낸 대표적인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에쎄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하고, 브랜드 영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항상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오고 있다.

2007년 8월 에쎄가 리뉴얼(Renewal)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에쎄는 2002년 브랜드 활성화(Brand Revitalization) 이후로 현재의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현재 디자인은 에쎄가 지향하고자 하는 가치를 표현하는 매체로서, 한국 소비자의 감성을 반영하는 수단으로서 상당히 공헌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하루에 1번씩, 5년 동안 동일한 패턴의 디자인을 보는 소비자는 다소 지루하고 진부해질 수도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에쎄는 디자인 변화를 통해 브랜드에 활력을 불어 넣으려는 새로운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 지나친 변화는 삶의 왜곡을 불러올 수 있지만 어느 정도의 변화는 삶에서 활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에쎄는 기존 디자인이 갖는 디자인의 핵심 요소는 유지한 상태에서 보다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디자인에 변화를 줬다. 에쎄 디자인의 핵심 요소인 바(Bar)와 엠블렘(Emblem)은 기존에 비해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변모했으며 바(Bar) 속에 묻혀 있던 ESSE 로고는 담배 갑 전면에 나오면서 가독성이 높아졌다. 아울러 에쎄 리뉴얼(Renewal)은 내적으로는 브랜드 관리 전략의 체계적인 틀을 더욱 공고히 하고 외적으로는 호의적인 방향으로 진화해가는 브랜드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소구하고 브랜드 인식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높은 시장 점유율 유지, 경쟁사의 시장 진입 방지, 기업의 마케팅 비용 절감, 높은 이익 창출, 고객 충성도 지속 등 브랜드 파워가 기업에 기여하는 바에 대한 재론의 여지는 없다. 선진 경영 및 마케팅 기법으로 무장한 다국적 기업들의 무차별적인 공세 속에서 에쎄가 현재와 같이 성공적인 시장성과를 내고 있는 이유는 일관된 브랜드 전략과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브랜드 파워를 키워온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에쎄는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하면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2007년 8월 에쎄가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과연 에쎄의 그러한 변화가 소비자에 어떤 모습으로 다가갈 것인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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