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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영상 | 리뷰

내면의 교감을 통한 새로운 삶의 존재의미 발견

2002-10-02

여성으로써 독립애니메이션이라는 울타리에 기대어 자신이 담고싶었던 이야기를 탐구하듯 꾸준히 연마하며 펼쳐 보이는 김정화 감독의 애니메이션 작품 ‘여름’을 만나보기로 한다.


단편애니메이션 ‘여름’은 2001년 4월 기획을 시작으로 2002년 3월 제작 완료되어 총 10개월의 제작기간이 소요된 작품으로 5월에 개최된 ‘서울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유니세프상’과 8월 ‘동아 LG 애니메이션공모전’, ‘신인감독상’을 받아 인정받았으며 히로시마와 라이프찌히 국제다큐, 애니페스티발에 초청상영 되는 등 국제적으로도 주목받은 작품이다.

김정화 감독(34)은 미술대학을 졸업 후 퓨처아트 ‘단편애니메이션 제작교실’을 통해 독립단편 애니메이션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계원예대와 애니메이션아카데미 과정을 밟은 여성감독으로 이전 작품으로는 수묵화 기법을 처음 시도하며 한국적 서정성으로 신선한 감흥을 주었던 ‘비’가 있다.
‘여름’은 ‘비’의 작품 제작기법을 보다 세밀하게 사용하면서도 영상어법 또한 세련되게 사용한 한 차원 성숙된 작품으로 국내 창작애니메이션이 대작위주의 상업적작품에 치우쳐 흥행을 염두에 둔 오락성을 강조하면서 문화적 정체성을 찾는데 어려움을 보이는 반면 한국적 소재와 영상이미지를 구현하여 그 가능성을 새롭게 열어 보이는 미학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여름’의 스토리는 어찌보면 매우 단순한데 한 소년이 새 신을 선물 받아 너무 즐거워하며 뚝방 길을 달려보기도 하고 비행기처럼 날려 보기도 한다. 그러다 그만 냇물에 신발이 빠지고 소년은 물 속에 들어가 신발을 찾는데...물 속에서 한 마리 물고기를 만나고 새로운 교감의 상대인 물고기는 신발에 담겨 새로운 세상을 본다.
단순하지만 여기에는 두개의 중충적 구조의 상징적 공간을 통해 숨겨진 이야기가 내포되어있어 단순하게 만은 느껴지지 않는 이유가 감독의 기획의도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기획의도는 세밀한 연출을 통해 작품 곳곳에 잘 구성되어 나타나는데 두 개의 공간 즉, 현실의 공간과 ‘물 속‘이라는 심리적 공간으로 구성되어 소년이 그 공간 안에서 변화하는 과정을 통해 결말의 현실공간에서는 다른 공간으로 태어나게 하고있다. 이는 객관적인 색채에서 무채색, 결말단계에서 오렌지 계열의 색채를 사용함으로써 소년의 심리적 변화의 과정을 이미지로 전달하고 있다. 또한 카메라의 앵글을 처음의 현실공간은 객관적일 수 있도록 미디움 샷을 위주로 사용했고, 물 속의 심리적 공간은 소년의 시점 샷과, 객관적 미디움 샷을, 결말의 현실공간은 물고기 시점 샷을 사용함으로써 색채와 시점에 의한 내면적 심리를 표현하여 자칫 어렵고 난해할 수 있는 상징적 이야기구조를 자연스럽게 연출하고있다.

작품의 전체 이미지를 관통하는 동양화적 구도와 영상미가 돋보이는 ‘여름’은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작자 자신이 가지고있는 미학적 취향으로 여백과 자연스러움을 통한 드러내지 않는 멋을 구현하고있는 것이다. 이전작품 ‘비’에서 처음 시도된 이러한 영상미는 기법적 차원을 넘어 내면의 탐구와 존재에 대한 선문답과 같은 상징적 이야기 구성으로 더욱 설득력을 가지며 완성되어 가고있는 듯하다.
이는 많은 작품들이 한국적 스타일을 전통적 양식의 기법적 표현에 매달려온 것에 비하면 작자 스스로 삶을 통해 체화된 미적 표현양식으로 창출되고 있는 것으로 오랫동안 서양의 시각에서 바라본 오리엔탈리즘의 동양미 속에 갇힌 한국의 미를 되찾고 탐구하는 노력의 발로로 재해석을 통한 현대적 적용의 다양한 미적 견해와 비판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라 본다.


‘여름’의 제작과정에서 두 가지 특이한 점은 2D 디지털기법으로 제작되었지만 ‘수묵담채화’ 기법을 디지털 방식으로 구현하고 있는 것과 실사를 촬영해 로토스코핑(rotoscorping)기법으로 동작과 형태를 따내 사실적인 동작과 형태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통적 기법차용은 광고 등 상업적 목적의 영상물에 종종 사용되었으며 디지털 방식에서 회화적 양식의 드로잉기법 뿐만 아니라 컷-아웃(cut-out), 실루엣(silhouette), 페인팅 온 글라스(painting on glass) 등도 가능하다.

‘여름’에서의 로토스코핑과 수묵담채화 기법을 활용한 디지털 제작과정은 아래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로토스코핑을 위해 실사 촬영을 소니사의 DSR-PD150을 사용, 6mm 테이프에 와이드 앵글 720×480 화면사이즈로 녹화한 후 컴퓨터로 DV방식으로 옮겨 프레임을 선별한 후 포토샵에서 35mm 필름사이즈에 맞춘 1024×554 화면사이즈로 조정, 페인터프로그램에서 수묵담채 기법으로 디지털 채색을 하였다.



[제작과정]
1. 콘티 중 앵글이나 액션의 필요부분을 선별
2. 촬영
3. 무비캡쳐 후, 프레임 선별
4. 포터샵에서 실사를 조정, 수정
5. 페인터에서 드로잉, 채색
6. 프리미어, 에프터 이펙트에서 편집 및 효과



[후반제작과정]
1. 디지털영상을 필름 레코딩-키네코작업 필름현상 후 색보정
2, 폴리(효과음),음악녹음 및 믹싱 후 사운드를 필름으로 만든 후 현상
3. 1과 2를 합쳐서 프린트



[스텝구성]
스토리 및 연출: 김정화
미술: 최효주, 장유경, 김정화
편집: 강준원
촬영: 홍진헌
음악: 김동온








후반제작은 아카데미의 협조요청에 따른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으로 키네코작업, 현상, 색보정, 사운드필름, 마스터 필름제작을 함으로써 그나마 후반제작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으나 디지털 영상을 필름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수묵화 기법이 가지는 부드러운 그라데이션과 컴퓨터 화면상의 높은 채도가 구현이 안돼 애를 먹었다는 감독의 말을 통해 현 후반제작의 시스템 및 인력지원이 보다 한 단계 향상되어야 함을 말해주고 있다.


애니메이션을 통한 예술적 표현의 특성 및 장점을 말한다면?
애니메이션에 예술적 표현의 특성이라 함은 형식적으론 창조적인 형태(구상적(실사)이기 보다 반추상, 혹은 추상적인 형태)를 가지며 내용적으론 과장과 은유, 상징을 표현하기에 용이한 특징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애니메이션은 관객들에게 상상력, 감수성의 부분의 전달이 용이하다.
예시로, “한 소년이 나무 앞에 서있다”를 영상표현을 한다고 했을 때, 실사영화에선 감독의 표현력이 빛과 관련된 일광의 조건, 조명의 조건과, 필름의 종류, 카메라 앵글, 배우의 연기 등에 의해 표현되어 실제에서 크게 달라지진 못한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은 감독의 의도에 따라 인물 및, 배경 앵글 등의 많은 면에서 자유롭게 재창조 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실사에서 느껴질 수 없는 정서를 느낄 수 있다. (사진과 그림의 차이를 생각하면... )


‘여름’은 이전작품 ‘비’와 매우 연관성이 높아 보이는데 특히 작품의 기본 정서인 일상의 모습을 담은 서정성과 작품의 배경인 한적한 교외, 또는 시골을 배경으로 한 어린아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 등 유사성을 어떻게 잃어야 하나?
연관성을 의도하진 않았다. 그렇게 보일 수 있는 것은 개인적인 취향이.....
개인적으로 한국의 자연적 요소와 현실을 바탕으로 한 일상이 내 작업에 표현의 많은 모티브를 주고있다. 그래서 하고싶은 이야기를 풀어감에 있어 자연스럽게 개입되는 것 같다.

‘여름’에서 중요한 구상 모티브가 있다면 그리고 표현하고자 한 것은?
여름의 자연(현실배경)과, 물(내면세계), 노을(따뜻함, 안정, 휴식), 물고기(객체에서 존재로 변이 되는 캐릭터), 소년(주인공), 신발(주인공을 물 속으로 이끌어 물고기를 만나게 했던 매개체) 등이 중요한 모티브이다.
모티브들을 공간과 시간의 흐름, 감정의 흐름에 따라 라인과 색채, 시간에 따른 배열, 시간길이(타이밍)조절로 연결하였다.
그러한 연결고리들이 물고기와 소년이 독립된 객체에서 의미있는 존재가 되어가는 표현하고 싶었다.


애니메이션 창작과정에 자신의 이야기가 어떻게 반영되었는가? 이번 ‘여름’의 경우 아이를 둘 키우는 어머니로서 또는 예술가로써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통해 서술한다면?
나와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은 그저 객체로 존재한다. 감정 없이... (너무 바빠서 느낄 시간 없이....)
난 그런 객체들이 무의미하게 존재하는 것을 그다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지냈었다. 그러나 현실에서 큰 좌절과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자 모든 것은 암흑이요...죽음과도 같은....
그런 내면의 시기에 한 객체와의 공감을 통한 교감들은 개인에게 큰 위로와 삶에 대한 계기를 만든다.
소년은 나이자, 우리이고.... 물고기는 개인에게 중요한 의미가 될 수 있는 그 무엇이 될 것이다.


수묵담채화의 기법을 선택하게된 이유와 디지털 방식으로 전통적 기법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은?
개인적으로 한국화(동양화)의 장점을 좋아한다.
여유와 여백... 담담함..... 자연스러움.... 화려하거나 나섬이 없는 형태들... 있는 그대로의 멋 등등....
그러나 디지털 방식에선 기술적 한계가 있다. 물맛을 살리기엔 디지털이 깊이가 않나고.....공간감의 부자연스러움....
특히 키네코 작업을 할 때 한계를 많이 느꼈다. 디지털 방식에선 그라데이션이 각이 꺽이면서 구현된다고 하는데... 필름으로 그것을 옮기자니 콘트라스트가 왜곡되고... 칼라와 채도가 많이 변이 되는 것을 느꼈다.


본인의 작품들은 디지털 기술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고 본다. 디지털작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과 잃는 것이 있다면?
장점: 경제성, 편이성, 수정의 용이성, 시간절약... 모든 이들이 느끼고 있는 것들....
잃는다고 생각하는 것: 정서적 측면....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함께 공감하고 싶은가?
살아있는 사람이 있고... 따뜻함이 있는 작업이고 싶다
디지털이 가지는 차가움을 극복하고 보이지 않는 인간내면의 세계를 이미지화하여 따스한 온기를 영상화한 ‘여름’은 디지털 작업이 나가야 할 미래를 언뜻 보여주는 것 같아 즐거움을 주는 또 하나의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나기용: 예술 매체로써 애니메이션을 선택하게 된 동기는....
김상남 : 처음엔 만화부터 시작을 했습니다. 만화는 그냥 어릴 때부터 그리는 걸 좋아해서이고... 대학 때는 학보사 만평도 했었고, 사회 생활을 하는 도중에 한겨레출판 만화과정을 들으며 만화가의 꿈도 키워 갔습니다. 97년도 그 때 같이 만화작업을 하시던 분이 애니메이션 워크샵도 들어보지 않겠냐는 권유로 단순한 호기심에서 미메시스 워크샵에 참여하면서 국내 작가들의 단편 애니메이션을 처음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이 다양한 실험성을 가지고 작업한 작품들을 보면서 신선한 느낌과 흥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출판 만화가 주로 먹과 펜으로 하는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내게 애니메이션은 다양한 표현 도구를 사용함으로써 작업하는 과정 속에서 더 많은 재미를 줄 수 있다고 여겨졌습니다.

나기용: 본인의 애니메이션 분야에 입문과정이 일반적이지는 않은데 이에 대한 어려움 또는 새로운 장점이 있다면?
김상남 : 직접적으로 애니메이션을 하려고 준비해온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앞서 얘기한 것처럼 만화는 또는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내 삶을 지탱해주는 커다란 요소였습니다. 제 고등학교 시절 생활 기록부의 장래 희망란도 만화가였으니까요.. .^^ 만일 당시에 대학에 만화나 애니메이션전공이 있었다면 아마 그 쪽으로 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대학에서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느꼈던 어려움은 솔직히는 어떤 결핍감과 같은 정신적인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찌됐건 사실상 작업을 해나가는 과정에 있어서는 표현 방법에 있어서 정규 교육 과정 속에서 얻어지는 세련됨이나 정돈됨이 없었지만, 한편으로는 거칠고 투박한 정돈되지 않은 느낌이 정서적으로는 더 잘 표현될 수 있어서 그것을 새로운 장점이라면 장점이라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나기용: ‘일곱살’에서 중요한 구상 모티브가 있다면 그리고 표현하고자 한 것은?
김상남 : 일곱 살은 내 어린 시절의 느낌을 가지고 만들었습니다.
어느 날 어릴 적 나의 밥 먹는 습관에 대해 이야기하던 언니가 그 때 나의 습관은 대 가족 속에서의 하나의 생존 방식이었어 라는 이야길 했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널게는 아이들의 모든 행동에는 분명 어떤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미운 일곱 살은 아무 이유 없이 말썽만 피우는 듯한 행동의 아이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 가치를 조금씩 느껴가며 세상을 보기 시작하며 행동하는 아이를 가리키는 말이라 여겨집니다. 결국 아이가 자신의 존재를 확인 받는 곳은 가족이며 더 가까이는 엄마라 여겨집니다. 저는 일곱 살 유주의 모습에 그런 것들을 투영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말보다는 유주의 얼굴 표정이나 행동으로 그리고 집의 분위기를 통해서.... .... ....



나기용: 애니메이션 창작과정에 자신의 이야기가 어느 정도 반영되는가? 이번 일곱 살의 경우 자신의 삶의 이야기와의 연관성은?
김상남 : 저는 모든 창작과정에서 삶의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창작하는데 있어서 동기 부여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오랜 시간의 작업을 끌고 나갈 수 있는 절실함은 결국 자신의 삶 속에서 나온 이야기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직접적인 내러티브 속에 반영되지 않는다 하여도 창작자의 경험은 녹아 들 수 밖에 없다고 여겨지는데 왜냐하면 삶 속에서 느껴보지 않았던 것을 표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입니다.
일곱 살은 명백한 픽션이지만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토대는 제 경험 속에서 나온 것입니다.


나기용: 애니메이션 또는 예술미학적 영향받은 작품(작가)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구체적 소개한다면?
김상남 : 애니메이션 작가 중에서 유리 놀슈타인의 작업을 좋아합니다. 특히 그 분의 작품속의 캐릭터의 느낌들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이야기들의 이야기’에서 아기 늑대의 캐릭터나 ‘안개 속의 고슴도치’에서의 고슴도치 캐릭터의 느낌은 정말 강렬했습니다. 아주 사랑스럽고 귀여움을 가지면서도 진지함이 깊게 배인 무게감은 참으로 갖추기 힘든 거라고 여겨집니다.



나기용: 디지털작업과 필름작업에 대한 감독으로써 느낀 차이점과 기술발전에 따른 새로운 표현방식에 대한 창작자로써의 받아들이는 태도는?
김상남 : 사실상 디지털방식의 작업은 내게 여전히 부담스럽습니다. 단편 작업을 하면서 디지털은 그저 작업의 보조 수단으로써만 활용했지만 학교를 졸업한 후 개인의 필름으로 작업하기에는 장비나 기타 비용의 문제로 인해 어려움이 많이 따른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름대로 작업 방식의 전환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깊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작업이 비용, 시간면에서 확실히 좀 더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작업 과정에서 느껴지는 손맛이나 나중에 필름에 담겨진 완성된 영상의 느낌을 볼 때 디지털 화면이 아직까지 따라 올 수 없는 필름만이 줄 수 있는 매력이 있기에 필름작업을 중단할 생각은 없습니다.


나기용: 향후 작업계획이나 활동계획은?
김상남 : 일단은 계속 단편 작업을 해 나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어린이 그림책에도 관심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그런 부분과 연계해서 단편 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게 노력할 계획입니다.




‘일곱 살’ 누구나 한번쯤은 거쳐온 유년의 아스라한 향수와 아픔으로 빠져드는 이야기이다.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누구에게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의 선택과 이를 꾸미지 않고 진솔하게 풀어낸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으로 기억하고 싶다.
다소 농익지 않고 어설픈 부분이 눈에 거슬리더라도 이는 충분히 감싸줄 수 있는 정도다.
오히려 그러한 서툰 손놀림이 꾸밈없는 정서에서 오는 미덕이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나는 오히려 오랜 연륜 속에서도 순박한 아름다움이 피어날 수 있는 토양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때를 위해서 ‘일곱살’ 이후의 작품들도 삶 속에 농익은 이야기를 진솔하게 그려낸 애니메이션 작품을 기대해 본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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