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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단순하고 보편적인 아이디어가 최후의 승자

2006-12-19


단어의 반복과 사건의 중요도에 따라 100개의 뉴스를 1시간 단위로 정렬하는 텐바이텐(10x10, www.tenbyten.org) 사이트와 전 세계 네티즌의 글, 사진, 동영상 등을 10개의 주제 아래 수집해 디지털 아카이브에 보관하는 타임 캡슐(Time Capsule, timecapsule.yahoo.com) 사이트를 기획하고 디자인한 조나단 해리스(Jonathan Harris). 그는 화려한 디자인과 비주얼보다는 ‘보편성’과 ‘인류애’로 승부하는 아티스트라고 할 수 있다. 주기적으로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들고 나와 세간의 이목을 끌어 모으곤 하는 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취재 | 윤유성 기자 (baby@websmedia.co.kr)


회사명 l Number 27
대표 l 조나단 해리스(Jonathan Harris)
설립 연도 l 2002년
위치 ㅣ 미국 브루클린 뉴욕
URL ㅣ www.number27.org
클라이언트 ㅣ Yahoo!, AT&T, Princeton University, Fabrica, SEED Magazine, Daylife.com, Oral Fixation Mints
프로젝트 ㅣ We Feel Fine(www.wefeelfine.org), 10x10(www.tenbyten.org), Phylotaxis(www.phylotaxis.com), Yahoo! Time Capsule(timecapsule.yahoo.com), Yahoo! Netrospective(http://netrospective.yahoo.com), Wordcount(www.wordcount.org), Fabrica(www.fabrica.it), Justcurio.us(www.justcurio.us), Oral Fixation Mints(www.oralfix.com), Daylife(www.daylife.com)


w.e.b. : 조나단 해리스, 당신은 누구인가?
Jonathan : 주로 인터넷에서 인터넷을 통해, 인터넷을 활용해 웹 사이트를 기획하고 디자인한다. 쉽게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이들이 웹(web)에 의도적으로 만들어 놓은 흔적이나 무의식적으로 남겨놓은 흔적에 흥미를 갖고 사람과 인류에 대해 탐구하고 있다. 내 작업들은 그들을 이해하기 위한 내 나름의 방법이자, 그들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량 역할을 한다. 2004년까지 프린스턴(Princeton) 대학에서 컴퓨터 과학(Computer Science)을 전공했고 1년간 베네통커뮤니케이션 연구센터 파브리카(www.fabrica.it)에 있었다.
프린스턴 대학의 ‘Art of Science Competition’을 조직하기도 했는데 이 행사는 예술과 과학의 만남에 주목하며 그 만남을 통해 만들어지는 창조적인 작품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미지와 소리를 찾아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목적으로 시작됐다.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의류회사 ‘Distilled Spirit(www.distilledclothing.com)’과 수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Etsy(www.etsy.com)’에 디자인과 관련된 조언을 해주고 있으며 새로운 글로벌 뉴스 서비스가 될 Daylife(www.daylife.com)의 디자인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지금은 뉴욕 브루클린에 거주하고 있다. 욕심일 수 있지만 아티스트이자 디자이너로 불렸으면 좋겠다.

w.e.b. : 최근에 진행한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Jonathan : 1년간 파브리카에 있을 때 ‘10x10’과 ‘Wordcount(www.wordcount.org)’ 같은 사이트를 만들었는데 그때 이후로 블로그를 통해 세계인의 감정을 수집하고 분석하는 ‘We Feel Fine(www.wefeelfine.org)’과 같이 세계, 인류, 문화 등에 대한 개인적인 애정과 관심을 사이트를 통해 표현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야후의 요청으로 ‘Time Capsule’을 고안해 디자인하기도 했다. 지구에서 가장 큰 타임 캡슐로 불리며 영어, 일어, 중국어, 독일어, 한국어 등 열 개의 언어를 지원하는 이 사이트가 온라인에 떠 있는 기간은 한달 뿐이다. 타임 캡슐에 수집된 세계인의 콘텐츠는 야후의 디지털 아카이브에 보관되며 미국 뉴멕시코의 한 계곡 벽면에 35와트 레이저 빔으로 상영될 예정이다.

w.e.b. : 대표적인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해달라
Jonathan : Time Capsule 앞에서도 잠시 이야기가 나왔지만 야후와 진행했던 ‘Time Capsule’이 가장 최근에 진행한 프로젝트였다. 처음에 야후는 ‘2006년의 세계’를 기념할 수 있는 방법에 고심하고 있었다. 2006년,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세계가 온라인에 남겨놓은 흔적을 공무원이 지문을 채취하듯 타임 캡슐에 모조리 보관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 나는 그들이 생각하고 있던 규모의 방대함, 단순하고 보편적인 프로젝트의 방향성, 일반적인 사람들의 욕구가 표현된다는 점에 흥미를 느꼈다. 인류의 흔적을 기록해 놓겠다는 그들의 아이디어가 ‘We Feel Fine’, ‘10x10’, ‘Justcurio(www.justcurio.us)’ 등을 통해 지금까지 내가 지향했던 프로젝트의 컨셉이나 개인적인 관심사와 맞아 떨어졌던 셈이다.
타임 캡슐을 설계하기에 앞서 나는 어떤 문화와 어떤 인종도 보편적으로 동조하고 공감할 수 있는 열 가지 테마를 적어봤다. 사랑(Love), 화(Anger), 슬픔(Sorrow), 믿음(Faith)과 같은 열 가지 테마를 확정하고 그 테마와 관련된 질문을 만들어 나 자신에게 물어봤다. 당신은 무엇을 사랑하는가? 무엇이 당신을 화나게 하는가? 무엇이 당신을 슬프게 하는가? 당신은 무엇을 믿는가?
이런 열 가지의 테마와 열 가지 질문을 토대로 타임 캡슐은 세계와 인류의 생각을 담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사이트의 전체적인 인터페이스는 자전하는 지구를 메타포로 했다. 회전하는 타임 캡슐의 표면은 세계인이 입력한 글과 이미지로 구성된다. 타임 캡슐의 골격과 표면이 세계인이 올리는 콘텐츠로 완성되는 것이다.

▶ Yahoo Time Capsule(timecapsule.yahoo.com)


We Feel Fine 파브리카에 있을 때 만들었던 ‘We Feel Fine’은 세계인의 감정을 연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거대한 스케일의 블로그 분석 도구라고 할 수 있다. 이 사이트의 핵심은 ‘I feel’과 ‘I am feeling’으로 시작하는 블로그의 포스트(글)을 모조리 찾아내 그 문장에서 표현된 ‘feeling’이 슬픔인지, 행복인지, 실망인지 등을 분류하고 분석해 기록하는 것이다. 블로그에 올려지는 글과 글의 느낌은 블로그가 구동되는 방식, 블로거의 나이, 성별, 지역, 날씨 등에 따라 다르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변수를 감안해 ‘feeling’을 분석해야 그 문장을 적은 블로거의 정확한 감정 상태를 분석할 수 있다.

▶ We Feel Fine(www.wefeelfine.org)


Fabrica 파브리카 사이트는 1년간 40명의 젊은 예술가들과 함께 했던 파브리카에서의 생활을 정리할 때 사이트를 새롭게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받고 디자인했다. 사이트는 질서와 혼돈, 통제화 변화, 과거와 현재를 탐구하고 디자인하는 파브리카 예술가들의 프로젝트를 단순한 인터페이스에 담아낼 수 있도록 구성했고 메인 페이지 하단에 스케치를 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만들었다. 사이트를 방문하는 누구나 마우스를 이용해 글을 적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는데 마지막에 남겨진 흔적은 다음 방문자가 지우고(Clear) 다른 내용을 채워 넣기 전까지 기록된다. 파브리카 예술가와 그들의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페이지 우측에도 동일한 스케치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방문자는 그 공간을 통해 프로젝트를 평가할 수 있는데 조롱하거나 비난할 수도 있고 칭찬해줄 수도 있다. 파브리카 사이트를 찾아오는 방문자는 비평가인 동시에 아티스트가 되는 것이다.

▶ Fabrica(www.fabrica.it)


10x10 2004년도에 디자인한 ‘10x10’은 ‘순간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에 답을 구하면서 만들어졌다. 그 모습은 매 순간 쏟아져 나오는 세계 각지의 뉴스로 완성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동일한 시간에 일어나고 있는 세계의 모든 사건과 사고를 기록한 수많은 뉴스를 100개의 단어와 이미지로 한 공간에 수집해 10x10 그리드에 정렬시켰다. 매 시간 지나쳐가고 있는 인류의 역사와 변화하는 시간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사이트로 만들고 싶었다.

▶ 10x10(www.tenbyten.org)


w.e.b. : 디자인 프로세스의 특징과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은?
Jonathan : 거의 모든 프로젝트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질문들은 세계와 인류에 대한 궁금증과 의문을 담고 있다.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프로젝트의 골격과 구체적인 모습을 만들어나간다. 세계는 매우 복잡하다. 그만큼 답을 찾는 건 어렵고 모든 이야기의 숨겨진 이면을 보는 건 더욱 어렵다. 하지만 나는 세계를 향해 여전히 질문을 던지고 그들의 의견을 수렴해가고 있다.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다른 아티스트나 디자이너들과는 달리 정교하고 실험적인 프로토타입 프로세스는 없다. 아이디어는 머리 속에서 흘러나오고 그것들이 완벽한 형태를 갖추기 전까지는 스케치 북 위에서 다듬어지고 진화해간다. 디자인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명확해질 때 컴퓨터 전원을 켜고 마우스를 잡는다. 컴퓨터에 의존한 크리에이티브는 매우 미미하다고 생각한다. 컴퓨터는 이미 내 머리 속에 존재하는 아이디어 형태를 부여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도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는 나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유심히 관찰할 때 어렵지 않게 얻는다. 뉴스를 읽고 거리 위에 있는 노인과 놀고 있는 아이들을 지켜본다. 텔레비전도 잡지도 보지 않는다.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주변의 세계는 텔레비전에서 발견하는 어떤 세계보다 더 놀랍고 신기하다. 가수 밥 딜러(Bob Dylan), 건축가 안도 타다오(Ando Tadao), 디자이너 티보 칼맨(Tibor Kalman), 시인 빌리 콜린스(Billy Collins), 영화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Miyazaki Hayao)와 스탠릭 큐브릭(Stanley Kubrik), 작가 조셉 캠벨(Joseph Campbell) 같은 예술가들도 영감을 준다.

w.e.b. : 초보 디자이너를 위해 조언을 해준다면?
Jonathan : 존 마에다(John Maeda, http://weblogs.media.mit.edu/SIMPLICITY)교수는 이런 말을 했다. “젊었을 때는 생각을 줄이고 더 많이 만들어봐라, 나이가 들어서는 만드는 것을 줄이고 더 생각해라.”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적은 디자이너에게 중요한 것은 많은 작업을 해보는 것이다. 틈날 때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체가 있는 작품으로 만들어 봐야 한다. 자신이 믿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만들어 봐야 한다. 경험이 쌓이고 사회적으로 지위가 변화하면 작업물은 줄게 되겠지만 그때는 보다 의미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이쎅 된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믿는 것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로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w.e.b.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Jonathan : 호기심을 유지하고 열린 자세로 질문을 멈추지 않고 답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하는 것.

▶ Information Maps

▶ Phylotaxis(www.phylotaxis.com)

▶ Wordcount(www.wordcoun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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