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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평의 작은 아프리카, 아프리카 문화원

2008-08-12

경기도 포천시에 작은 아프리카가 있다. 1만평의 드넓은 대지에 전시실, 조각공원, 민속춤 공연장 등 아프리카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장소다. 아프리카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 아프리카 문화원을 소개한다.

취재ㅣ 김유진 객원기자 사진 스튜디오 salt

입구부터 펼쳐진 낮은 언덕을 건물의 벽돌색 지붕만 보면서 한걸음씩 걸어 올라갔다. 총 100여점의 쇼나 석 조각이 전시되어있다는 야외 조각 공원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눈에 보이는 조각상의 개수가 하나 둘 늘어나면, 볼륨을 높이는 듯 점점 크게 들려오는 타악기 연주 소리가 마치 환영 인사 같다. 도착한 건물은 바로 아프리카 문화원. 두 개의 원기둥을 이어놓은 듯한 곡선의 이 건물은 목수이자 건설회사 대표로 있었던 태천만 원장이 직접 설계한 것이다. 아프리카 원주민 발바닥 모양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를 구체화시켰다.

태 원장이 쇼나 석 조각에 심취하면서부터 수집해왔던 아프리카의 조각, 생활 소품, 골동품 등이 아프리카문화원의 시발점이 되었고, 직원들과 함께 30여개국 200여부족에게 구해온 소장품들이 문화원 곳곳에 숨어있다.
이곳의 근본적인 설립 목적은 과장 혹은 왜곡되었거나 일방적인 시각으로 재단되어버린 아프리카의 이미지를 바로 잡아보자는 것. 각 전시관 별로 아프리카의 다양한 부족의 풍습과 문화를 소개하면서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공간은 결국 아프리카에 대해서 알아보자는 취지다.

전시실 입구는 왼쪽 건물 앞에서 찾으면 된다. 세 명의 짐바브웨 출신 연주자가 흥을 내는 타악기 소리를 즐기며 통로로 들어가면 드디어 ‘아프리카로 향하는 길’이 나온다. 쇼나 조각과 전통적인 패브릭 아트인 ‘바틱’이 길을 양쪽으로 틔어주며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대형 조각을 전시한 로비를 지나면 본격적인 전시실이다. 성인식, 왕실과 족장에 관한 유물, 악기 등은 1전시실에서, 생활용품, 혼례, 장례 등과 관련된 조각, 소품 등은, 2전시실에는 볼 수 있다.
2전시실에 이어 통로까지 나오면 가면 150여점과 나무 조각, 돌 조각, 그림 등을 걸어놓은 3전시실, 곡선의 벽을 따라 자리한 아트숍과 만난다. 그렇게 동선을 따라가면 8월 중에 서비스가 시작될 아프리카 바비큐를 전문으로 하는 레스토랑까지 이어진다. 건물 밖으로 나오니 들어갈 때의 반대 방향이었던 오른쪽 건물로 나오게 된다. 단 하나의 동선으로 간결하게 관람객을 유도하는 설계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시간만 잘 맞으면 공연장에서 아프리카 국가 코트디부아르의 공연단이 출연하는 민속춤 공연도 볼 수 있다. 몸으로 직접 감정을 표현하는 춤은 흥겨우면서도 마치 하나의 의식처럼 신성하게 느껴진다. 돌아가는 길을 배웅하는 것은 역시 타악기 연주소리와 조각공원에 옹기종기 서있는 석조각들. 서울을 벗어난 작은 도시에서 만난 아프리카는 이렇게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법을 잘 알고 있었다. www.africaculturalc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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