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09
인간이 빛을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시간의 흐름에 따른 공간 활용 방식도 달라졌다. 인간의 낮과 밤의 라이프스타일이 다른 것처럼 건축물 또한 낮과 밤이 다른 얼굴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이다.
라이팅 디자인은 이처럼 정지된 시간 속에 머물러 있던 밤의 건축물에 생기를 부여하고 새로운 시간의 개념을 부여한다.
디엔씨디자인 CEO이자 조명디자이너인 김강운 소장이 자신의 조명디자인 사례를 통해 빛으로 깨어나는 밤의 건축물을 소개한다. 첫 번째 사례로 최근 막을 내린 인천아시안경기대회 건축물의 조명디자인을 독자 여러분과 공유한다.
기사제공 | 팝사인
#1 남동경기장(체조경기장)
체조경기장의 모티브는 회전하는 리본의 형상이다. 트러스 자체가 외부의 장식적 구조물로 형성되어 있다.
트러스에 수평루버가 감아져 돌아가는 듯한 형태는 율동성을 갖기 충분하다.빛을 이용하여 경기장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기에 트러스가 가진 곧음과 수평루버가 가진 웨이브는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포인트였다.
Wide한 배광의 Flood Light(64ea)를 이용하여 벽면을 부드럽게 비춰주고, 경기장 입면에 수평루버 내부에서 빛이 배어나올 수 있도록 Power LED-BAR(368ea)를 이용하여 화려하고, 시선이 집중되는 디자인을 계획하였다.
특히 Power LED-BAR의 경우에는 평상시에는 한 가지 색상(Blue)으로 고정되어 있다가 이벤트 및 행사 시에는 RGB색상 변화가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했다.
트러스를 비추는 빛은 Narrow한 배광의 Spot Light(32ea)를 옥탑부분에 고정하여 트러스 모서리 부분을 향해 Aiming을 하여 Accent적인 효과를 얻어내었다. 또한, 이 연출로 인해 원거리에서의 인식이 용이해졌다.
조명디자인을 계획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중 하나는 전체적인 경기장의 밸런스였다.
경기장만 화려하게 빛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장 일부를 이루는 2층의 데크공간까지 하나의 건축물로 자연스럽게 회전하면서 조화로울 수 있도록 조명을 계획하는 것이다.
2층 데크에는 1방향의 Bollard Light(72ea)를 설치하여 관람객의 동선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한편 적정한 조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3000K의 낮은 색온도를 사용하여 경기장 경관조명디자인과의 통일성도 고려하였다.
원형의 흐름을 지닌 체조경기장의 야간 조명디자인은 적정한 조명기구의 수량에 따른 배치와 다양한 배광을 지닌 여러 조명기구를 활용하면서 디자인 모티브가 되었던 리본의 형상을 조명+디자인을 통해 확연히 드러나도록 연출했다는 점이 포인트다.
#2 남동경기장(럭비경기장)
남성적 대표 스포츠인 럭비. 남성의 파워와 여성의 곡선미로 정의할 수 있는 경기장 건축물이다.
곡선의 트러스가 건축물의 뼈대를 만들고 강인한 알루미늄 패널이 트러스를 아름답게 둘러싸고 있다.
가장 강조될 수 있는 부분은 전체적으로 돌아가는 트러스와 패널 사이에 벌어진 메지부분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트러스 부분은 Amber 색상의 슬림한 Flood Light(69ea)를 이용하여 전체적인 곡선(트러스)의 라인을 살려주었다.
이 부분은 조명기구의 배광능력이 매우 뛰어나야한다는 필수사항이 요구되면서 동시에 매우 슬림한 크기를 지녀야 한다는 점이 중요했다.
패널과 패널 사이의 메지 부분은 밤하늘의 별빛이 드리운 형상으로 Point LED Light(451ea)를 배치하여 연출하였다.
밤하늘에 떠있는 별처럼 불빛을 반짝였다가 서서히 꺼지도록 구성함으로써 고급스러움을 지니도록 연출하였다.
럭비경기장의 주간 뷰가 강인한 남성의 이미지라면 야간은 남성적인 파워와 동시에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을 조화롭게 배려하도록 했다.
따라서 빛을 통해서 밤과 낮의 건축물이 여러 형태의 느낌을 지니도록 디자인했다.
두 경기장 모두 조명을 사용함으로써 낮과 밤이 서로 다른 이미지를 가지도록 건물을 재창조했다.
이처럼 건축물이 가진 개성을 더 강조하고 포인트를 줌으로써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조명이 가진 힘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