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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 리뷰

대형마트(할인점) 경쟁의 승부처를 말한다

2006-08-21

2006년 4월, 이랜드가 까르푸의 32개 점포를 인수하면서 대형마트(할인점)를 통한 유통업계 경쟁에 뛰어들었고, 곧이어 5월에는 이마트가 월마트의 16개 점포를 인수하여 100여 개에 달하는 점포를 보유하게 되면서 국내 대형마트의 명실상부한 1위 업체로써 입지를 굳혔다(표1.참조).

8월 2일에는 까르푸와 월마트 인수에 실패한 롯데쇼핑이 우리홈쇼핑을 전격 인수하여 대형마트와 홈쇼핑을 연계하는 유통상의 전략적 기틀을 마련하면서 현재 과점형태의 유통업체들은 예정된 점포의 출점을 제외한 외형상의 경쟁을 마무리하고 인수합병 이후 정리작업을 통한 인수매장의 조속한 정상화 운영을 추진하면서 본격적인 점포 간의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유통업체 간의 대규모 인수합병을 통해 외형적인 경쟁이 일단락된 현재 상황에서 대형마트 간의 승패는 소비자의 실질적인 점포 선택을 통해서 이루어지게 되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역량 강화를 위해 필요한 전략으로 차별화된 점포이미지 구축과 지속적인 소비자 혜택제공의 2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지금까지 대형마트들이 구축한 점포이미지와 소비자에게 실질적으로 제공한 혜택을 살펴보고 변화하는 소비자와 시장 환경에 적절한 점포이미지 구축과 소비자 혜택제공 전략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 산업자원부는 대형마트를 할인점, 수퍼센터, 하이퍼마켓 등 다양한 유통부분의 업태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한다는 내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 6월 24일에 시행하였다.

그 동안 대형마트들은 셀프서비스에 의한 대량판매방식을 이용하여 시중가격보다 20~30%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유통업체라는 대형마트의 정의에 충실한 방법을 사용해 왔는데, 월마트에서 내세운 EDLP(Every Day Low Prices), 이마트가 제시한 ‘최저가 신고제’ 등과 같이 유사하거나 동일한 상품들을 다른 점포보다 싸게 판매하기 위한 계속적인 가격파괴전략이 그 것이었다.

이러한 전략은 대형마트의 입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쉽고, 소비자들은 바로 비교를 할 수 있는 가격탄력성이 큰 식품부분에서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는데, 기존의 슈퍼나 재래시장을 이용했던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유치하는데 무척 효과적이었다.

또한 소비자들에게 싸고 믿을 수 있는 점포라는 믿음을 주고 점포충성을 형성하게 하여 이른바 One-Stop 쇼핑을 통해 가전이나 생활용품 등의 비식품 분야에서도 매출이 동반 상승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대형마트라는 업종이 성장하는 시기에는 여러 유통업체들의 경쟁적인 점포확장과 가격파괴 경쟁은 대형마트를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시장을 확장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기 때문에 모든 대형마트가 양질의 저가제품 공급이라는 같은 마케팅 전략을 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이처럼 질 좋고 가격이 싸다는 점포 이미지와 낮은 판매가격을 통해 소비자에게 실질적 혜택을 제공했다는 것이 그 동안 모든 대형마트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매출의 50%이상을 차지하는 식품분야에서 지속적인 가격경쟁은 기존의 수익구조를 악화시키고, 모든 유통업체들이 모든 상품에서 최저가를 실현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불만과 불신이 늘어났다.

게다가 대형마트가 협력업체들의 출혈납품 경쟁을 주도하고, 저가의 미끼상품으로 소비자를 유인하여 묶음상품판매 등을 통해 불필요한 소비를 조장한다는 여론은 대형마트의 이미지를 손상시켰다. 또한 일부 중소도시에서는 대형마트의 출현이 지역상권 붕괴와 교통대란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입점 자체를 거부하고 있어 지속적인 출점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오늘날 대형마트의 현실이다.

또한 대형마트의 포화수준이라고 이야기하는 300개의 점포수를 넘어선 지금,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규고객의 창출보다 기존 고객을 유지하고 경쟁사의 고객을 유치하는 차별화 전략과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비식품 부문의 개발이 요구된다. 이러한 요구에 가장 잘 부합하고 경쟁업체와 차별화된 호의적인 점포이미지의 구축에 가장 적당하며, 상대적으로 가격경쟁에서 자유롭고 수익구조가 양호한 부문이 바로 패션부문이다. 따라서 마진율이 10%에도 이르지 못하고 제품과 매장 분위기에서 경쟁업체와 차별화를 시도하기 어려운 식품부문은 현상을 유지하여 기본적인 고객유치의 기능으로 운영하고, 고급스러움, 편안함, 깨끗함 등과 같이 소비자의 점포평가에 영향을 주는 차별화되고 호의적인 점포이미지와 새로운 수익의 창출은 패션부문을 통해서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대형마트에서 패션부문이 차지하는 매출의 비중은 평균적으로 15% 정도지만 2-3년 내로 20%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식품부문과 점유율 면에서는 큰 차이가 있으나 매출 비중의 향상이 가능하고, 매출대비 수익율에서는 패션부문이 크게 앞선다.

패션부문은 National Brand의 입점을 통한 수수료 수익과 Private Brand의 운영을 통한 수익을 통해 이익을 내는데, 의류매장의 임대수수료는 다소 간의 차이는 있으나 매출액의 25% 정도를 받으며, 상품개발과 재고관리의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PB 의류상품의 경우 마진은 이보다 높은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유통업체가 직접 관리와 운영이 가능한 자기 브랜드를 소유한다는 것 역시 큰 자산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패션매장 구성에 적절한 국내외의 브랜드를 유치하여 임대수수료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 PB를 개발, 육성하여 좀 더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2가지 방법을 병행하는 것이 요구되며, 과도기적인 방법으로 NPB(National Private Brand) 상품을 개발하여 재고부담은 제조업자가 유지하고, 독점적인 판매를 할 수 있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대형마트들이 임대수수료를 매년 상향조정하고 의류상품에서 PB를 개발하여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으나, 쉬운 수익창출을 위해 임대수수료를 올리는 것은 결국 지금의 백화점과 같이 제조업체와의 갈등만을 유발할 뿐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할 수 없으며, 대부분의 PB 상품이 저가의 베이직 스타일의 상품으로 여전히 가격중심의 혜택제공과 저가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는 단기적인 이익은 얻을 수 있으나 차별화된 우호적 점포이미지 구축이 어렵고, 가격혜택을 넘어서 가치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최근 대형마트들이 이마트의 ‘#902’ 와 같은 프리미엄급 PB를 출시를 서두르고 있으나, 가격과 품질을 향상시켜 새로운 수익을 올리면서 동시에 점포이미지 개선과 소비자가 인지하는 가치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다.

이러한 의문에 단서를 제공할 수 있는 사례는 월마트의 PB 패션상품 Metro7이다. 최근 독일에서 철수를 선언한 월마트는 우리나라에서도 문화적 차이와 소비자를 이해하지 못하고 미국식 정책을 고수했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지적되고 있으나, 작년 10월에 출시된 월마트의 패션상품 PB인 Metro7의 행보는 현재 한국의 대형마트들의 상황을 고려할 때 참고할 만한 부분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월마트의 500개의 점포에서 출시하여 판매호조 속에서 지속적인 점포확대를 실시하고 있는 Metro7은 올해 9월까지 1500개 점포에 구두와 액세서리 라인까지 추가, 확장하여 궁극적으로 모든 월마트 매장에서 판매하겠다고 하였다. 주력상품이 9$-29$ 수준의 저렴한 가격에 최신 트렌드를 잘 소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Metro7은 지난 7월에는 단독으로 패션쇼를 개최하였고, 최연소 미스 유니버스 출신의 인기배우인 Dayanara Torres를 전속모델로 발탁하여 패션잡지 Vogue와 계속적인 광고 캠페인을 펼치고 있으며, 월마트의 TV광고에서도 Metro7을 부각시키는 프로모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아직까지 월마트에서 이러한 최신 유행의 의류상품을 내놓은 것에 대하여 의견이 다르지만, 2004년과 2005년에 가장 대중적인 의류브랜드 가운데 하나인 H&M이 샤넬의 수석디자이너 칼 라거펠트와 스칼라 맥카트니 같은 오뜨꾸뛰르 디자이너와 제휴하여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던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저가브랜드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H&M은 소비자들에게 이러한 제휴를 통하여 가격 이상의 가치혜택을 제공하고, 소비자들에게 고급스럽고 우호적인 이미지를 얻음과 동시에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할 수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Metro7과 같은 가치지향적인 패션상품의 출시는 직접적 수익 이상의 가치를 월마트에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점포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대형마트에 있어서 차별화된 우호적 점포이미지를 구축하고 소비자에게 가격을 넘어 가치혜택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전략으로 점포이미지에 맞는 패션브랜드의 유치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패션상품의 PB 육성을 고려해 보았는데, 여기서 분명한 것은 가치있는 패션상품을 제공한다는 것이 단순히 고급화하거나, 트랜드를 적극 반영한다는 것이 아닌 소비자가 점포에서 원하는 것을 최대한 잘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즉 이마트가 베이직 캐주얼 이베이직의 판매호조를 통해 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 이베이직 블랙라벨과 같이 단순히 가격과 품질을 올린 상품을 내놓았으나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새로운 PB로 대체될 수 밖에 없었던 것처럼 패션상품의 PB의 개발은 다양한 가격대에서 대형마트의 개발역량과 점포이미지 그리고 소비자가 기대하는 수준에서 적절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대형마트가 고객의 욕구를 잘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데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접근의 용이성을 확보하거나, 홈플러스와 같이 문화센터 육성을 통해서 고정 방문고객을 확보하는 것도 소비자에게 가치혜택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우호적 점포이미지를 구축하고 가치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단지 하나의 상품전략으로 이루어진다기 보다는 여러 가지 전략의 종합적인 결과로 보고 통합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2006년 현재 유통이 발달한 국가들의 PB 상품 점유율은 50% 에 이르지만, 우리나라는 PB의 비중이 높은 대형마트에서도 10% 에 머무른다는 점은 PB 상품에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현재 이마트가 중국에 출점한 것과 같이 장기적으로 대형마트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하고자 할 때 차별화된 자기 경쟁력을 가지는 것이 무척 중요한데, 그 중 대표적 것이 상징성이 높은 패션상품의 PB가 될 수 있다는 것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그러나 예전에 백화점의 PB 패션상품들이 일시적인 성공을 거두다가 소비자에게 가치혜택을 제공하지 못하고, 재고관리와 같은 부분에서도 실패하여 사라진 사실을 염두하고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수익창출과 브랜드자산으로 패션상품의 PB를 바라보는 것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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