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26
김준은 아티스트이자 사진작가로서, 한층 더 자극적이며 선명한 시각적 즐거움으로 복수가 가능한 재료에 이미지를 프린팅해서 최고의 장식적인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극단적인 죽음의 쾌락과 에로티시즘을 수행에서 시작하는 김준의 오브제에 대한 탐구 작업은 이제 문신으로 이상적인 표현의 완결점에 도달해 있다.
이제 문신(Tattoo)은 더 이상 김준의 언어가 아닌 세계적인 키워드의 타투예술의 언어로, 지금까지 머물렀던 작품의 영토에서 머물지 않고 한층 명확한 메시지를 전할 것이다.
글 | 미술평론가 김종근
1966년 출생,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 1994년 「I love it」(인사갤러리, 서울)을 시작으로 아시아 퍼시픽 트리엔날레(퀸스랜드 아트갤러리, 호주),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삶의 경계」(광주시립미술관), 「금호미술관 10주년 기념전」을 비롯하여 서울, 베를린, 시카고, 암스테르담, 도쿄, 파리, LA, 베로나, 마이애미 등에서 2010년까지 18여회가 넘는 개인전을 가졌다.
미술관 전시로는 국립현대미술관, 타이완 미술관, 퀸스랜드 아트 미술관 등에서 다수의 그룹전을 가졌고, 최근에는 미국 뉴욕 첼시에 선다람 타골 갤러리에서 뿐만 아니라 뉴욕 최대의 아시아 현대미술 축제인 「2009 아시아 현대 미술 위크(Asian Contemporary Art Week 2009)」의 공식 행사로 개인전을 가지면서 사실상 김준은 국제적인 작가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의 작품세계에 대한 평가가 훨씬 저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작업세계의 흔적을 개략적으로 되짚어보면 1990년 'I love it'에서 작품의 기본적 방향을 명확하게 보여 주었다.
1991년의
<달콤한 방>
, 1992년의
<파란 침대 위의 남자>
, 1994년의 'it's me' 시리즈와 돼지 모티브, 1995년의 문신을 한 사나이들의 팔뚝을 표현한 작품들 이후 그는 좀 더 적극적으로 문신을 드러내면서 남녀의 성기라든가 하는 보다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에로틱한 욕구와 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그리하여 1996년의 아담과 이브 시기에는 그의 작품이 인간의 본능과 욕망이라는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가를 구체적이며 과감하게 보여 주었다. 1997년 팽창과 돌출, 빤쓰 작품들은 그가 인간을 하나의 오브제로 대체시키며 파악하는 의도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이 시기를 전후 한 대부분의 김준 작품의 오브제는 베니어판으로 그가 원하는 형태를 만들고 스펀지를 넣은 후 천을 씌우고 스테이플러로 박으면서 그가 원하는 형태를 만들어 이미지를 그려 넣거나 하는 작업 방식이었다.
그러나 그의 표현방식은 1999년에 들어 보다 에로틱한 감정을 리얼하고 충격적으로 표현하였고, 실제 섹스의 행위를 연상시키는 ‘suck me babe’시리즈에서 그의 전달 언어가 단순히 문신이나 문양을 전달하는 소재주의 작가가 아니라는 것을 명백히 밝혀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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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의 입체적인 행위의 표출은 인조 살가죽에 문신으로 새겨지면서 보다 리버럴하고 다양한 언어와 엽기적인 인상을 수반하며 화려한 색채로 전환했다. 그의 작업은 세계적인 옥션을 통하여 서서히 국내외에 높은 인지도와 예술성을 평가 받았고 김준은 드디어 인조 살가죽에 문신작업을 해오고 있는 특징적인 국제작가로 성장했다.
그가 다룬 이미지들은 신체의 곳곳 팔뚝, 혓바닥, 엉덩이에 이르기까지 전 방위적인 실제 몸 위의 문신으로 위장 처리되어 새겨졌다.
그의 문신에 기본 바탕은 신체 중 몸뚱이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보디는 사람의 살과 유사한 느낌의 인조 살가죽에 직접 바늘로 문신을 새겨 만든 것들이다. 그러나 그의 작업 방식은 컴퓨터 그래픽에 전적으로 신세를 지고 있다. 예를 들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간 군상들은 실제 인물이 아니라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한 만들어진 가상의 인물들이다. 물론 초기 작업은 손수 그려진 작업들이지만, 후기로 갈수록 그는 마우스로 인간의 형상을 만들고 문신을 마우스로 처리하는, 테크닉으로 새겨지는 문신이 아닌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인체 군상에 문신을 소재로 한 3차원 애니메이션 영상작품으로 표현영역을 넓혔다.
그는 마치 조폭의 상징적 마크로 대변되는 문신(文身)을 집요하게 다루어 오면서 인간에게 ‘주홍글씨’라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예술적 언어로 전환하여 성공시켰다. 그러한 문신의 모티브는 어느 하나의 패턴이나 문양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의 작품은 문신의 다양한 이미지가 목적이 아닌 그 문신을 통한 인간에게 주어진 주홍글씨같은 메시지와 욕망을 극명하게 각인 시킨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우리가 주목하는 부분은 그의 화면 속에 몸서리칠 정도의 정말 절대적인 오르가즘을 느끼게 하는 섹슈얼한 요소들의 이미지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격렬하게 뒤엉킨 격정의 손발에서 시작하여 벌거벗은 몸에 뒤엉켜있는 그 자극적인 이미지들에서 그 절정의 엑스터시가 넘친다. 특히 타투로 뒤덮여진 몸짓의 그 관능성은 섹슈얼하고 에로틱하며 포르노보다 더욱 유혹적이며 매혹적이다. ‘We’ 시리즈의 몸 전체를 문신한 얼굴 없는 테마, 때에 따라서는 섹슈얼하게 뒹구는 육체적인 몸짓 이면에는 대조적으로 유명 메이커인 페라가모나 몽블랑 같은 럭셔리 브랜드의 로고와 패턴 문양 등도 함께 덮혀있다. 그 문신의 브랜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아디다스, BMW 같은 유명 상품 브랜드에서 정치적인 정당의 이름까지, 신용카드 같은 무차별이지만 고유한 브랜드로 역역을 넓히면서 깊은 중독성을 낳는다. 그것은 우리의 뇌에 각인된 스타벅스와 구찌 같은 브랜드를 김준의 아이콘으로 절대적 대비시키는 그의 표현 방식과 일치한다.
세계적 패션 회사인 프라다, 루이뷔통의 화려한 브랜드 상표를 벌거벗은 온 몸에 휘두른 채 꿈틀거리는 유혹적인 색채 위의 징그러우리만큼 깊은 관능은 김준 작품의 매력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다. 이제 그는 아티스트와 사진작가로서, 한층 더 강하고 자극적이며 선명한 시각적 즐거움으로 복수가 가능한 재료에 이미지를 프린팅해서 최고의 장식적인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극단적인 죽음의 쾌락과 에로티시즘을 수행하는 김준의 오브제에 대한 탐구 작업은 이제 문신으로 이상적인 표현의 완결점에 도달해 있다.
이제 문신(Tattoo)은 더 이상 김준의 언어가 아닌 세계적인 키워드의 타투예술의 언어로 지금까지 머물렀던 작품의 영토에서 머물지 않고 한층 간결해진 코드들로 명확한 메시지를 전할 것이다.
문신의 변형된 오브제로서의 특징을 벗어나면서 최고의 예술적 가치를 지닌 표현성으로 클림트의 키스에서 보여주는 판타지를 보여줄 것이다.
그가 어느 작업계획서에서 "지울 수 없으므로 아름다운 상처, 혹은 고통스런 장식으로 보이는 문신의 속성을 이용하여 의식 속에 새겨진 문신, 부정하고 싶지만 부정하면 안되는 것, 하고 싶어도 선뜻하지 못하는 것들을 드러내고자 한다." 고 밝힌 것처럼 김준은 이제 모든 평면과 입체의 영역에서 그의 이미지로 각인되는 문신을 팩토리화 하고 있다.
이제 나는 김준의 작품이 세계적인 작가로 가는 길목에 주목받는 작가로 떠오를 것을 확신한다. 왜냐하면 피카소가 모든 작품은 에로틱한 요소를 수반한다고 한 것처럼 그의 작품 속에는 거부할 수 없는 인간의 본능과 원초적인 욕구가 유혹적으로 살아있기 때문이다.